알뜰폰의 역습!…오프라인 유통망 '활짝'

대형 매장 4천100여개...가입자 비중 15% 노려

낮은 인지도, 부족한 유통 경로에 고전하던 알뜰폰(MVNO, 이동통신재판매)이 파죽지세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잇따르는 위탁판매 증가로 이통3사의 대리점과 판매점 수를 빠르게 쫓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유통망이 확보되면 전국에 4천100여개의 매장을 확보하게 된다. 아직 4만여개의 이동통신 대리점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전체 가입자의 15%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알뜰폰 사업자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체국의 알뜰폰 위탁판매가 성공을 거둔 이후 이마트,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과 대형마트가 가세했다.

일부 편의점과 홈플러스, 기존 사업자별 온라인 홈페이지 가입에 머무르던 상반기 알뜰폰 판로와 비교하면 갑절 이상 늘었다.

아울러 이통3사 위탁 판매점에서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일부 판매점 매장에선 CJ헬로비전 헬로모바일 등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과 함께 경쟁 구도를 갖추기도 한다.

2011년말 기준 58만명의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말 127만6천명을 기록했다. 국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3%에도 못미치는 수치였다.

현재 알뜰폰 가입자는 200만명을 돌파, 올 연말 기준 25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체 가입자 대비 4.6%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이동통신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알뜰통신사업자협회가 내다본 15%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

■인력 부족한 알뜰폰, 위탁판매로 꽃 피웠다

알뜰폰 사업자가 기존 이동통신사와 경쟁하기에 가장 힘에 부치는 부분이 인력과 마케팅 여력 차이다. 당장 이통3사의 유통망과 비교하면 경쟁력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통3사는 각사별로 합쳐 대략 1만개의 대리점, 3만개의 위탁판매점을 거느리고 있다. 나아가 일부 매장은 가전양판점이나 대형마트에 입점했고, 일부 판매점은 온라인 사이트를 동시에 운영한다.

통신사처럼 대리점 가입 사업자를 내주고 위탁 판매점을 갖기 어려운 구조의 인력과 재원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준 모델이 우정사업본부의 위탁판매다. 우체국에 별도 창구를 마련하면서 전담 직원을 두고 홍보효과를 타기 시작했다. 이 모델은 빠르게 확산됐다. 덕분에 오프라인 매장이 급증하는 결과를 낳았다.

당장 우본이 알뜰폰 판매를 시작한 곳은 5급 이상 우체국으로 226곳에 달한다. 우체국은 현재 시장 수요를 살펴가면서 판로를 더욱 넓힌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젊은 층의 수요가 많은 대학교 내 우체국 등이다.

농협은 하나로마트를 내세웠다. 일단 수도권 내 하나로마트 세 곳에서 시범판매를 시작한 뒤 판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2천100여개에 이르는 하나로마트가 모두 가세할 경우 상당한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신협도 알뜰폰 판매에 나서면서 전국 1천700여 영업점 판매와 온라인몰 판매를 강조하고 나섰다. 역시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도 200여개 지점부터 알뜰폰 판매에 나섰다.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의 오프라인 유통망만 모두 활성화된다고 해도 4천여 매장이다. 여기에 이마트 100여개 매장도 있다. 아울러 이통3사 휴대폰 판매점에서도 알뜰폰 판매가 늘고 있다.

■가입자 비중 늘릴 판매망, 충분히 갖췄다

4만여개의 이통사 대리점과 판매점에는 아직 직접적인 매장 수를 비교하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4% 비중의 알뜰폰이 차지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장 수는 충분히 확보됐다.

올 상반기와 비교해 인지도가 대폭 상승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피처폰과 같은 저가 단말기의 소비자 수요도 충족시켰고, LTE 스마트폰처럼 최신 기종을 고를 수 있다는 점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본인인증 불가능과 같은 약점도 털어내기 시작했다. 알뜰폰 업계와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등은 현재 알뜰폰 본인인증을 위한 세부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오프라인 판로에서도 알뜰폰의 판매 의지가 약하다는 점을 여전히 알뜰폰의 약점으로 꼽기도 한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알뜰폰이 급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맞지만, 직접 판매가 아닌 위탁 판매기 때문에 유통 일선 현장에서 이통사를 뛰어넘는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는 이상 저렴한 가격 우위만 내세울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통신요금 비교를 넘어서 피처폰이나 유심칩 선불 요금제, 만원도 안되는 기본요금 등 다양한 상품으로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 알뜰폰의 장점”이라며 “세컨드폰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것도 알뜰폰 성장 추세의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