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주력사업 바꿨다

일반입력 :2013/11/04 18:10    수정: 2013/11/04 18:47

송주영 기자

삼성에버랜드가 내년에는 놀이공원과 함께 패션 중심 회사로 변모한다.

4일 삼성에버랜드는 이사회를 통해 급식, 식자재 분야를 분할해 ‘삼성웰스토리(가칭)’를 설립하고 건물 관리 부문은 에스원에 넘기기로 결의했다.

앞서 지난 9월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1조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제일모직은 삼성에버랜드에 패션부문을 넘기고 전자소재 전문기업으로 남게 된다.

삼성에버랜드는 양수, 물적 분할을 통해 주력분야가 바뀌게 됐다. 지난 상반기 기준 삼성에버랜드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 분야는 급식·식자재업이다.

삼성에버랜드 급식·식자재업 상반기 매출은 총 매출의 45.3%(6천900억원)를 차지했다. 삼성에버랜드가 양도받게 되는 제일모직 패션사업은 상반기 기준 9천5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향후 삼성에버랜드가 자회사로 분리할 급식·식자재, 에스원에 넘기게 될 건물관리 등을 제외하고 남게 되는 레저 부문 등의 매출을 뛰어넘는다.

삼성에버랜드는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해 식자재 사업을 유지하지만 일각에서는 식자재와 사업 연관성이 높은 호텔신라로 매각하기 위한 수순으로 봤다.

주식시장에는 사업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 1일 대비 4.33% 오른 7만3천300원에 마감했다. 삼성의 건설관리 부문을 인수하게 되는 에스원 주가 역시 지난 1일 대비 7.66% 오른 6만8천900원에 마감했다.

삼성에버랜드 사업분할, 매각에 대해서는 디자인, 컨텐츠 사업 중심의 재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패션사업 인수를 계기로 디자인, 컨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연관성이 낮은 사업의 매각과 분할을 추진하게 됐다”며 “패션사업 인수, 바이오 사업 등 신수종 사업 투자에 따른 투자 여력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에버랜드의 패션사업 중심 변화로 삼성그룹은 그동안 업계에서 제기됐던 후계구도 그림에는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그동안 삼성그룹의 후계구도로 전자·금융 이재용 부회장, 호텔·화학 이부진 사장, 패션·광고 이서현 부사장 등이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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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는 이건희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 사장이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사업을 챙겼다. 제일모직은 둘째딸인 이서현 부사장이 사업을 이끌었다.

삼성에버랜드의 주력부문이었던 식자재 부문을 이부진 사장이 이끌고 있는 호텔신라로 넘기고 삼성에버랜드는 패션사업을 주력으로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