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 “회사 정상화 위해 CEO 선출 시급”

KT노조, 차기 CEO 하루빨리 결정돼야...

일반입력 :2013/11/04 18:02    수정: 2013/11/05 08:02

“하루라도 빨리 후임 CEO가 결정되는게 KT그룹 노동자의 가장 큰 바람이다”

4일 차완규 KT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이석채 회장의 사임의사 표명 뒤 현재 회사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노동자 입장에선 회사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뜻이다.

노조 입장에서 임기를 채우지 못한 CEO가 중도하차하는 상황에 대한 성명서도 발표했다. 그럼에도 할 말이 많았다. 대부분이 외부에서 KT를 바라보는 시각과 이석채 회장의 마지막 전체 메일에 관한 내용이었다.

차완규 정책실장은 무엇보다 민영화된 기업의 수장 자리가 정권 교체 시기마다 흔들린다는 점을 안타깝다고 했다.

“3만2천명의 종사원이 주인인 기업인데 주인이 없는 기업처럼 비춰진다. 민영화된 기업의 한계 구조를 탈피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확립되지 않았다. 언제까지 KT나 포스코 같은 기업이 지금처럼 좋지 않은 모델로 가야 하나. 이 기회를 삼아서 새로운 지배구조, 올바른 민간 기업으로 변해야 한다”

전임 남중수 사장 교체도 그랬다. 정치 외압이 끊이지 않는 KT다. 2002년 민영화된 이후로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KT 직원들이 보는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차완규 실장은 “친정부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는데 노동자 입장에선 사내외 문제가 아니다”면서 “통신 전문가나 그룹을 끌고 갈 수 있는 글로벌 관점의 ICT 인사면 된다”고 말했다.

조건은 붙는다. 하루라도 빨리 해결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사회가 CEO 추천위원회를 빨리 인선해야 한다, 그 전에 직무대행을 내세우든지, 경영공백이 생기는 점이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석채 회장, 혁신에 능했지만 관리에 약했다

사임 의사를 밝힌 이석채 회장에 대해선 다양한 방향의 평가가 오갔다. 관리형이라기보다 개혁형의 인물이었다며 개혁에 후한 점수를 내리고 관리에 박한 평을 내렸다.

“이석채 회장은 KT가 유선만 가지고 있던 시절에 유무선 합병을 통해 격영상의 큰 위기를 돌파했다. 직원 고용 유지를 하려면 금용, 미디어 융합 방식의 사업 구조는 옳다. 탈통신에 대한 의지도 상당했다. 아이폰 도입을 통해 국내 제조사 중심의 이동통신 시장도 개편했다”

노조가 바라보는 이 회장의 공이다. 반면 기존 사업을 탈피해 혁신을 이룬 것은 좋지만 관리 과정 속에서 개인 경영이 독단적으로 흐르지 않았나는 의견을 내놨다.

차 실장은 “인사와 관련해 사내에 역량있는 인재에 대한 신뢰가 낮았다”며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영입해왔지만 충돌 부분이 있었고, 사업상 필요해 데려왔지만 터무니없는 인사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영에 대한 부분은 맞지만 인사에 대한 부분은 아쉽다는 뜻이다.

이 회장이 떠나면서 남긴 인력구조에 대한 업급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임원을 20% 줄이고 서비스 기업으로 직원은 늘리되 경쟁사 대비 인력비를 낮춰야 한다는 이메일 내용을 두고 한 말이다.

차 실장은 “사임 의사를 표명했으면 인수위를 통해 조직운영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지만, 스스로 마무리 짓겠다는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퇴임의 변을 남기면서 할 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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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CEO를 위해 해결할 부분이 있다는 언급도 같은 평이다. 후임자가 할 일이지 떠나시는 분이 할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그저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바로 잡고 종사원을 이해하고 대변하는 분이 오셔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