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셋톱박스 시장이 프로세서 제조업계의 새로운 전장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수요가 조금씩 둔화되기 시작한 가운데 스마트TV의 보급과 울트라HD(UHD) 방송의 본격화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퀄컴은 TV 셋톱박스용 프로세서 공급에 나선다. 퀄컴은 이미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통해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프로세서 업계 강자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브로드컴과 ST마이크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TV 셋톱박스용 프로세서 시장은 총 20억달러 규모로 1위 브로드컴과 2위 ST마이크로가 각각 44.7%와 34%의 점유율로 시장을 사실상 양분했다.
특히 4K 화질의 UHD 방송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를 수신하기 위한 셋톱박스 시장도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2~3년 내로 주요 방송사들이 4K×2K급 UHD 방송 콘텐츠 제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UHD 방송 수신에는 고효율 비디오코딩(HEVC) 디코더가 필수여서 여기에 맞는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HEVC는 기존 H.264에 비해 압축율이 2배 정도 높아 세계 주요 방송사업자들이 울트라HD 콘텐츠 송출 방식으로 채택하기 시작한 표준이다.
브로드컴, ST마이크로 등은 최근 HEVC를 지원하는 셋톱박스용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UHD TV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 브로드컴은 지난 9월 BCM7251과 BCM7366을 통합한 시스템온칩(SoC) 제품을, ST마이크로도 지난달 칸(Cannes)과 모나코(Monaco)를 선보이며 UHD 시장 선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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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색다른 시도를 시작했다. 지난 9월 프랑스 최대 셋톱박스 제조사인 테크니컬러와의 협업을 통해 SVELTE(short for Stimulating Video Experience over LTE) 기술을 개발했다. 거실 TV가 LTE 통신을 지원해 스마트TV를 스마트홈 플랫폼의 중심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퀄컴은 여기에 스냅드래곤600 프로세서를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의 TV 셋톱박스용 프로세서 시장 진입은 기존 업체들에게 긴장감을 더할 것”이라며 “내년 브라질월드컵 등으로 UHD 방송 본격화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퀄컴이 모바일 시장 이외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퀄컴의 TV 셋톱박스 시장 진출로 시장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