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추진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결국 포기했다.
이에 따라 CIA 프로젝트는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개척한 아마존이 담당하게 됐다.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정보 기관이 전통의 IBM이 아니라 책팔던 아마존에게 IT프로젝트를 맡긴 셈이다. 줄기찬 이의제기와 법정공방까지 벌여가며 아마존에 뺏긴 대형 공공사업을 되찾으려던 시도는 IBM이 발을 빼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IBM은 CIA가 진행하는 6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사업자 선정에 대한 이의제기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CIA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 수주 10개월만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CIA는 지난 1월 AWS와 6억달러를 투자하는 클라우드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10년간 CIA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에 2월 IBM은 CIA와 AWS의 계약에 제동을 걸며 회계감사원(GAO)에 제소했다.
당시 CIA는 IBM보다 더 비싼 금액으로 프로젝트 가격을 제시한 AWS를 사업자로 택했다. IBM은 가격문제를 들어 CIA의 사업자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GAO는 이후 CIA에 재입찰을 권고했다. 싸움은 아마존의 소송제기로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달초 미국 연방법원은 CIA와 아마존의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IBM은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IBM의 이같은 반응은 전체 매출에서 연방정부 IT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됐다.
IBM은 연방정부의 국방사업부터 시작해 대부분의 공공 IT서비스사업에서 강력한 지배자로 군림해왔다. 미국 공공 IT시장의 80%를 장악했다고 할 만큼 IBM에게 공공영역은 텃밭이었다. IBM 1년 매출의 30~40%가 미국 공공시장에서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CIA, FBI, NSA 등 국가 정보기관의 경우 까다로운 보안심사규정 탓에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에 IBM의 지배력은 더욱 강력했다.
CIA 이후 미국 연방정부기관들은 비용절감과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위해 IBM 대신 다양한 선택지를 택하기 시작했다. HP는 미국 해군의 오픈스택 기반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IBM 입장에선 CIA가 갖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CIA 프로젝트를 내준다는 것은 컴퓨팅 분야에서 IBM이 누려왔던 리더십이 약해졌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6월 발행된 미국 회계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CIA는 GAO에 보낸 답변서에서 아마존과 IBM은 물리적으로 다른 해석을 갖고 있었다라며 계약 제안 당시 아마존이 IBM보다 높은 가격을 CIA에 제안했지만, 그 높은 비용이 아마존의 뛰어난 기술 술루션으로 상쇄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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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의 AWS 이용은 미국 연방정부의 '클라우드 퍼스트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미 연방정부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비용을 절감하고 정부기관을 선거구에 더 유연하고 즉각 반응하도록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IA는 AWS의 일반적인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지 않고, 현 AWS의 복사판을 정부 전용 인프라에 구축하는 것을 원했다. AWS와 아키텍처는 동일하면서,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등을 강화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목표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