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삼성SDI “휜 배터리 양산 가능”

일반입력 :2013/10/30 09:57    수정: 2013/10/30 14:06

김태정 기자

박상진 삼성SDI 사장이 휜 형태의 스마트폰 배터리 양산이 현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 후 기자와 만나 “휜 형태 스마트폰 배터리 양산이 가능한 상태”라며 “(양산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주문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출시한 곡면 스마트폰 ‘갤럭시라운드’는 배터리 용량이 2천800mAh로 비교적 부족하다. 3천mAh 이상 용량이 대부분인 근래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전작 ‘갤럭시노트3’는 배터리 용량이 3천200mAh다.

이는 스마트폰 본체와 달리 배터리가 평면이기 때문이다. 배터리 크기를 스마트폰에서 휘어지지 않은 평면에 맞추면서 용량을 키울 수 없었다.

LG전자의 경우 내달 출시 예정인 곡면 스마트폰 ‘G플렉스’에 LG화학이 만든 휜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용량은 3천300mAh로 ‘갤럭시노트3’보다 넉넉하다.

또, ‘스택앤폴딩(Stack&Folding)’이라는 기술을 통해 구부릴 때 받는 물리적 충격이 비교적 낮은 것도 특징이다.

LG전자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공개, 삼성전자의 휘지 못한 스마트폰 배터리에 공격 메시지를 던졌다.

때문에 휜 배터리 기술을 이미 준비했다는 박 사장의 발언은 다양한 해석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앵글을 돌려 보면 삼성SDI가 아니라 삼성전자 쪽에 휜 배터리 탑재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뜻으로도 풀이 가능하다.

삼성SDI가 휜 배터리를 만들었다고 삼성전자가 바로 도입하기 힘든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근래 분기 8천만대 이상. 삼성SDI 홀로 배터리 공급 물량 감당이 어렵기에 일부는 다른 업체들에 위탁한다.

삼성전자가 휜 배터리 스마트폰을 대량 출하하려면 삼성SDI 뿐만 아니라 위탁 업체들의 준비 기간도 필요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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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곡면 스마트폰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배터리 경쟁 구도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한편, 박 사장은 지난 17일 해외서 ‘갤럭시S4' 배터리가 발열, 부풀어 오른 문제에 대해 “(해당 배터리는) 우리 제품이 아니다”며 “삼성SDI도 갤럭시S4용 배터리를 공급했지만 우리 제품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