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신제품 국내 출시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애플 제품이라면 무조건 사고 보는 열성 팬이라도 고민이 들 법하다. 애플이 처음으로 두 종류의 아이폰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새로운 스마트폰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SK텔레콤과 KT를 통해 25일 국내 정식 출시한다. 지난 9월 11일 미국서 첫 발표 이후 불과 두 달도 지나지 않은 빠른 시점이다.
KT는 오전 9시부터 광화문 올레스퀘어 및 공식 대리점에서 개통을 시작한다. SKT는 별도 행사 없이 오전 10시부터 사전 예약 구매자를 대상으로 개통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스비는 오전 8시 명동점과 강남스퀘어점에서 각각 언락 제품 판매에 돌입한다.
아이폰5S는 스마트폰 최초로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7 칩을 탑재했다. 아이폰5C는 아이폰5와 같은 성능의 A6 칩을 채택했지만 화려한 색상의 플라스틱 외관이 특징이며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이미 출시된 해외에서는 아이폰5S가 5C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양한 색상을 가진 아이폰5C를 직접 본 소비자 사이에서는 오히려 5S보다 더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평도 적잖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아이폰 5S와 5C 사이에서 고민하는 독자를 위해 두 제품을 모두 직접 써보고 비교 분석했다.
■무조건 성능 좋은 5S가 최고다
익히 알려진대로 성능을 중시한다면 당연히 아이폰5S다. 64비트니 32비트니 하는 어려운 개념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아이폰5 대비 CPU와 GPU 성능이 각각 두 배 씩 향상됐다.
물론 아이폰5 혹은 4S 사용자가 5S를 쓴다고 해서 이러한 성능 향상을 곧바로 체감하기는 어렵다. 이전 제품도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실행이 안되거나 뚜렷하게 느린 애플리케이션이 없기 때문이다. 가령 PC를 업그레이드 하는 이유는 좀 더 고사양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보다 원활하고 미려한 그래픽으로 즐기기 위해서다. 반면 스마트폰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현저히 낮으며 최적화가 강점인 아이폰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딱 하나 아이폰5S의 성능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아이폰5나 5C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기능이기도 하다. 바로 사진 촬영이다.
아이폰5S의 연사 기능은 무려 1초에 10장의 사진을 찍는다. 촬영 버튼에 손을 계속 대고 있으면 끊임없이 사진이 촬영된다. 잠시 동안에도 수십 장의 사진이 찍힌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촬영된 사진 중 가장 잘 찍힌 사진을 골라 보여준다는 점이다. 나머지는 간편하게 삭제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테스트 결과 최대 999장까지 쉴 틈 없이 찍힌다.
이러한 카메라 성능은 슬로모션 기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스마트폰의 동영상 촬영은 초당 30프레임(장) 혹은 60프레임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아이폰5S는 막강한 성능을 바탕으로 HD급 영상을 초당 120프레임 촬영한다. 이는 마치 KBS 프로그램 스펀지에서 자주 보여주는 초고속 카메라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또한 이렇게 촬영된 영상을 원하는 속도로 재생할 수 있어 좀 더 재미있게 감상하고 편집할 수 있다.
트루 톤 플래시 역시 어두운 실내 촬영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다. 과거 노키아가 아이폰을 겨냥해 좀비 광고를 내보낸 적이 있다. 아이폰으로 밤에 사진을 찍으면 사람이 좀비로 나온다고 비꼬았다. 그러나 트루 톤 플래시로 더 이상 이러한 지적은 할 수 없게 됐다. 백색과 황색 두 개의 LED 플래시가 상황에 따라 적절히 빛의 세기를 조절해 가장 적합한 색 온도를 낸다. 심지어 사진 뿐 아니라 동영상 촬영 시에도 끊임없이 색 온도를 조절하며 최적의 결과물을 낸다.
아이폰5S가 세상에서 가장 화질이 좋은 카메라는 아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카메라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그 어떤 카메라도 64비트 기반으로 이렇게 빠르게 작동되지 않으며 이렇게 빠른 속도로 사진 촬영하면서 순식간에 저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초로 탑재된 M7 프로세서도 아이폰5S를 선택하게 만드는 강력한 요인이다. M7 프로세서는 마치 스마트폰에 장착된 수많은 센서를 총 지휘하는 사령부 같은 역할을 한다. 센서를 통해 모은 정보를 기반으로 아이폰5S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 뿐 아니라 에너지를 절약하는 똑똑한 두뇌를 가졌다.
가령 사용자가 운전을 할 경우 자동으로 와이파이 신호를 잡지 않거나, 한동안 주변 불빛이 적고 움직이지 않으면 자고 있는 것으로 간주해 셀룰러 신호 수신 강도를 줄인다. 이렇듯 M7 프로세서는 아이폰5S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감지해 자동으로 작동된다. 이를 통해 당장은 배터리 소모를 줄여주는 것이 가장 큰 혜택이지만 앞으로 개발자들이 어떻게 이를 활용하는가에 따라 더욱 기발하고 편리한 앱 탄생도 기대해 볼 만 하다.
아이폰5S를 선택해야 하는 마지막 이유는 지문인식이다. 아이폰5S의 지문인식 기능을 사용해 본 소감은 대단히 즉각적이고 편리하다는 것이다.
이전 아이폰 사용자 중 주변에 거리낄 것이 없고 귀찮은 것을 싫어한다면 보통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폰5S는 오히려 지문인식을 쓰는 쪽이 더 간편하다.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고 지문을 등록하면 그 이후부터는 마치 이전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았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비결은 홈 버튼을 지그시 누르는 것에 있다. 너무 빠르지 않게 홈 버튼을 누르면 그 순간 지문까지 함께 인식해 암호를 묻지 않고 화면을 보여준다. 예전에는 암호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홈 버튼이나 상단 전원버튼을 눌러 화면을 켠 다음 ‘밀어서 잠금해제’를 해야 했던 반면, 아이폰5S는 이를 한 번의 동작으로 해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애플 계정의 비밀번호 역시 잠시만 홈 버튼에 손가락을 대고 있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영어 대문자와 소문자 그리고 숫자까지 섞어서 만들어야 하는 복잡한 비밀번호를 누를 필요가 없다.
지문을 등록하는 과정도 상당히 흥미롭다. 원하는 손가락(보통 엄지손가락)의 지문 가운데를 인식한 다음 여러번 댔다가 떼는 행동을 반복해 지문 전체의 데이터를 모은다. 그 다음 손 끝의 지문을 별도로 인식 시켜 보다 정확도를 향상시킨다.
그동안 이전 제품에서 이미 iOS7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아이폰5S가 그렇게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골드 색상과 홈버튼의 금속링만 빼면 디자인도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써보면 써볼수록 아이폰5S의 뛰어난 성능과 지문 인식의 편리함은 매우 크게 와 닿는다. 음량 조절이나 전원 버튼의 틈이 전작보다 더욱 치밀하고 깔끔하게 마감돼 있는 부분도 아이폰5S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지만 큰 만족감이다.
■다 똑같은 아이폰은 싫다…차라리 5C
아이폰은 어찌보면 상당히 몰개성한 스마트폰이다. 디자인이 2년마다 한 번씩 바뀌기도 하거니와 전반적인 느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폰5S의 샴페인 골드 색상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도 그간 검정 아니면 은색 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아이폰5C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애플이 선호하지 않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싫어했던 플라스틱 외관을 채택했을 뿐 아니라 무려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여기에 6가지 색상의 전용케이스를 조합하면 최대 35가지(케이스를 안 쓰는 경우를 포함) 연출이 가능하다.
케이스 같이 생긴 외관에 또 케이스를 씌우는 것이 과연 어떤 느낌인지는 직접 보지 않고서는 알기 어렵다. 다만 외관 플라스틱의 경우 수준 높은 유광 코팅 마감으로 인해 플라스틱 보다는 유리 느낌이 들며, 케이스는 우레탄으로 만들어져 손에 쥐는 느낌이 더욱 좋다. 또한 뒷면에 뚫어 놓은 35개의 구멍은 높은 심미감을 선사한다.
비록 플라스틱을 사용했지만 아이폰5C의 완성도는 5나 5S의 금속 몸체 못지 않다. 일단 고강도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을 유니바디 공법으로 이음새 없이 통짜로 찍었다. 여기에 안테나와 지지대 역할을 철제 프레임을 용접해서 내구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방식 덕분에 하단에 있는 두 개의 작은 나사를 제외한 어떤 이음새 없이 매끈하게 빠졌다.
그럼에도 이전에 아이폰5를 쓰던 사용자가 5C를 구입하는 것은 사실 상당히 망설여진다. 디자인은 호불호 문제일 뿐이며 성능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아이폰5를 쓰는 입장에서는 차라리 예쁘고 얇은 케이스를 사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폰5C가 5보다 성능 면에서 나은 점은 분명히 있다. 우선 전면 카메라 품질이 좀 더 좋아졌다. 좀 더 기술적으로 설명하면 동일한 화소 수지만 화소 사이즈 자체가 커져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인다. 이는 주변이 어두운 상황에서 좀 더 밝게 셀카를 찍거나 페이스타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배터리 성능도 20% 가량 향상됐다. 일반 통화나 LTE를 사용시 기존 8시간에서 10시간까지 버틴다. 배터리 용량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효율이 개선된 결과다.
LTE 지원 범위도 크게 늘었다. 아이폰5S와 동일하게 총 13개의 LTE 밴드를 지원한다. 현재까지 LTE를 서비스하는 어떤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로밍은 국내 이동통신사의 지원 여부에 달린 문제지만 현지에서 유심 카드를 구하면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빠른 속도의 LTE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다.
아이폰5C를 선택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색상이다. 어차피 국내 통신시장 환경상 1년 혹은 2년만 쓸 생각이라면 굳이 지금 64비트를 지원하는 아이폰5S를 사지 않아도 된다. 그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쓰더라도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 게다가 아이폰5C는 가격이 5S 보다 10만원 가량 저렴하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금액이다.
아이폰5S나 5C를 둘 다 써본 결과 모두 충분히 만족스러운 스마트폰이며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어느 폰이 더 낫다고 쉽게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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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S의 강력한 성능은 사진 촬영을 제외하면 직접적으로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향후 그 잠재력 만큼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이미 해외에서 진행된 다양한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막강한 하드웨어 성능을 가지고 있고, 이를 100% 활용한 어떤 앱이 나올지 기대가 크다. 지금은 아직 없지만 아이폰5S나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 2세대 등 64비트 A7 탑재 제품에서만 구동되는 대작 게임이나 고사양 앱도 충분히 나올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아이폰을 오랫동안 써온 사람이라면 아이폰5C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간 아이폰3GS와 아이폰4S, 아이폰5 등을 써온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아이폰5C가 가장 신제품 답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