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할 게 더 많네
궁금했다. 포코팡이 국내서도 애니팡을 누를 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포코팡과 애니팡은 닮았다. 일단 같은 색의 퍼즐을 맞춰 점수를 내는 캐주얼 게임이라는 점,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국민게임' 타이틀을 달며 4060 비게이머 세대를 게임의 영역으로 끌어왔다는 점이 그렇다.
그런데 처음 접한 포코팡은, 애니팡과 느낌이 달랐다. 난이도가 높고, 동적이다. 머뭇머뭇 거릴 시간 없이 게임에 몰입하게 돼 1분이라는 시간이 더 짧게 느껴졌다. 포코팡이 국민게임으로 자리 잡으려면 부모님 세대를 끌어와야 한다. 그렇다면 정작 4060은 포코팡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포코팡이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국내 출시된지 일주일. 지난해 환갑을 맞은 어머니, 최 모 여사(62)에 포코팡을 소개했다. 나는 게임 별로 안 한다라고 주장하는 최 모 여사는, 애니팡을 하루 다섯판 이상 꾸준히 하는 신입 게이머다. 지인들과 순위 경쟁을 은근히 신경 쓰며 딸들에게 애니팡 한 판 할래?라고 권유도 한다.
최 모 여사의 스마트폰 기종은 삼성 갤럭시노트Ⅰ. 스마트폰을 쓴지 2년이 되다보니 게임 앱 하나 정도는 혼자 거뜬히 받는다. 포코팡 클로버가 애니팡의 하트와 같은 것임을 금방 깨닫고 클로버가 다시 생기는데 얼마나 걸리니?라고 물을 만큼 빠르게 포코팡에 적응했다.
첫 판. 점수가 왜 이리 낮아?라고 묻는다. 애니팡에서 30만점은 거뜬히 넘던 실력에, 2만5천점이란 점수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더니 세번째 판, 공격을 돕는 동물 캐릭터를 뽑고 나서 아, 동물이 생기면 점수가 더 높게 나는구나라고 말한다. 업그레이드를 한 후엔 10만점을 넘겼다.
게임 초기엔 레벨업이 빨리 된다. 때문에 초반 주어지는 클로버 다섯개(게임을 할 수 있는 횟수가 클로버 갯수로 제한된다)를 다 쓰고도, 레벨업으로 인한 클로버 여분을 확보해 몇판을 더 했다. 니가 해보라고 하니까 하는거다라면서도, 계속해 '게임 시작' 버튼을 누른다. 그러더니 어, 재미없진 않네 라고 말했다.
가장 신선해 했던 것은 애니팡보다 이게 할게 더 많다라는 점이다. 애니팡은 가로세로 사방향으로 퍼즐을 옮긴다. 때문에 3개 이상 같은 색 동물을 찾느라 손을 놀리는 시간이 생긴다. 포코팡은 육각형 퍼즐을 도입했다. 대각선으로 움직이다보니 한 붓 그리기처럼 퍼즐을 움직인다. 선택 여지가 넓고 그만큼 속도가 빨라진다.
포코팡을 내일도 할 것 같냐고 물었다. 응, 계속하게 될 것 같아라고 답했다. 그런데 랭킹 순위에 친구가 별로 없어 아쉽다고 했다. 내일은 친구들한테 초대 메시지를 보내볼까라고 얘기했다. 애니팡 보다 게임 속도가 빨라 정신이 없다라더니, 나중엔 요령이 붙네라며 점수 경신을 노렸다.
만족도는 평균 이상이다. 그간 몇차례 인기 게임을 소개한적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좋은 반응이었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지인들에 포코팡이 퍼지느냐다. 재미가 있으니, 이를 같이할 친구들만 늘어난다면 언제든 포코팡으로 갈아탈 용의가 있어 보였다. 옆에서 같이 포코팡을 하던 동생 남 모씨(31·여)도 은근 계속하게 되네라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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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코팡을 국내 서비스하는 NHN엔터테인먼트 한게임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코팡이 국내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으며, 구글플레이 순위에서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지속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라고 밝혔다. 카카오 인기게임에서도 포코팡은 4위에 올랐다. 꾸준히 한계단씩 올라가는 추세다.
업계도 포코팡의 선전 여부를 주목한다. 국내 중소 개발사가 만든 게임 포코팡이 일본에서 크게 성공을 거둔 뒤 국내서 출시되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포코팡을 개발한 김준수 트리노드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3천만 다운로드도 문제 없을 것이라 자신했다. 퍼즐앤드래곤, 캔디크러시 사가 등과 글로벌 시장서 어깨를 나란히 했던 경험이 자신감의 근거다. 포코팡이 또 한 번 일을 낼지 지켜볼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