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폰 홈플러스폰…알뜰폰 시장 파장

일반입력 :2013/10/17 08:12    수정: 2013/10/17 11:41

정윤희 기자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 시장이 들썩인다. 최근 우체국 수탁판매를 시작한데 이어, 대형마트들의 시장 진출도 잇따르는 분위기다.

그동안 소비자 접점 부족이 알뜰폰의 약점 중 하나로 꼽혔던 점을 감안하면 대형마트 진입이 시장 확산에 효과적일 것이란 긍정적 평가다. 동시에 기존 중소, 영세 알뜰폰 사업자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마트는 17일부터 전국 147여개 매장에서 ‘쇼핑할인 알뜰폰’ 판매를 시작한다. 저렴한 통신비는 기본으로 업계 최초로 내놓는 단독 단말기, 쇼핑시 통신비 할인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통신망은 SK텔레콤을 사용한다. 판매는 팬택계열 유통업체 라츠가 대행하며 가입자당 수수료를 받고 이마트 알뜰폰을 위탁 판매하는 식이다. 제공하는 요금제는 망내 무제한 음성통화를 포함한 총 40여종으로, 상품을 구매하거나 제휴카드, 쿠폰을 이용할 경우 통신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홈플러스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KT와 제휴를 맺고 전국 130여개 지점에서 ‘플러스모바일’을 판매 중이다. 또 롯데마트와 GS마트 역시 지난해부터 알뜰폰 사업 진출을 꾸준히 검토해 온 만큼, 대형마트의 시장 진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체국 이어 대형마트…시장 확대 기대

알뜰폰은 통신비가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유통망 부족, 홈페이지 가입 후 택배수령 등 번거로운 절차가 확산의 걸림돌이 됐다.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편의점, 수퍼, 중소기업중앙회, 금융기관(새마을금고) 등으로 유통판로를 넓히는데 주력 중이다.

이 같은 알뜰폰 시장에서의 유통파워는 우체국 수탁판매로도 일정부분 입증됐다. 지난 2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우체국 알뜰폰은 전국 226개 주요 우체국에서 위탁판매 직원에 힘입어 약 2주만에 6천여건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나 이마트 등 대형마트가 들어옴에 따라 알뜰폰의 시장 인지도가 확대되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단말기 수급도 대형마트의 경우 구매력이 상당한 만큼,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원활해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인철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 쇼핑할인 알뜰폰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비 절감으로 고객에게 최대한의 혜택을 돌려주는 모델”이라며 “오랫동안 준비한 만큼 최고 수준의 가격과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알뜰폰, 대기업 중심 재편?…‘경계’

다만 이 같은 대형마트의 진입에 대한 우려도 있다. 우체국의 경우 6개 알뜰폰 사업자의 제품을 수탁판매하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 알뜰폰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알뜰폰 시장 파이를 키우기 보다는 기존 중소, 영세사업자의 몫만 뺏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알뜰폰 시장의 43%를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원식 의원은 “중소업체들이 고생고생 해가며 알뜰폰 시장의 터를 닦았는데 지난해부터 재벌 계열사들이 뛰어들며 양상이 달라졌다”며 “여기에 대형마트가 뛰어듦으로써 알뜰폰 시장 자체가 대기업들의 과점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현재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8월 기준 204만명에 달하는 상태다. 이중 CJ헬로비전이 51만명(추정)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SK텔링크가 28만명(14%), 태광그룹 계열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6만명으로 3%를 확보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가장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약 2만5천명 수준의 가입자를 모은 상태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 역시 “대형마트가 들어옴으로 인해 시장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는 있지만, 중소 사업자 입장에서 아무래도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시장 추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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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달리 이마트가 알뜰폰 시장에 집중한다면 단시간에 많은 가입자를 모으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마트의 판매 의지에 따라 시장 상황이 변할 것 같다”고 언급키도 했다.

이에 대해 장중호 이마트 브랜드전략담당 상무는 “(알뜰폰 시장이)영세 사업자 위주로 그동안 유지되다 보니 알뜰폰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좋지 않아 위기감이 있었다”며 “이마트는 알뜰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알뜰폰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워 결과적으로는 영세 사업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