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이 하루 1천건 이상 가입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기존 편의점과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압도하는 성과다. 여기에 이마트, 신협, 새마을금고 등이 알뜰폰의 새로운 판로 역할을 하게 된다.
유통 경로가 늘었지만 알뜰폰은 여전히 상품 구성이나 가입 방법, 이용시 장단점에 대해 소비자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또 가입하는 장소에 따른 차이점 구별도 잘 되지 않는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체국 알뜰폰의 흥행 이유로 이동통신 위탁판매 교육을 받은 직원이 있다는 것이 꼽히고 있다. 우체국 알뜰폰의 약점으로 평가됐던 비전문 통신판매 인력이지만, 기존 오프라인 판로보다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알뜰폰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기 전까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한 가입 절차와 전화상담을 통한 가입 확인, 택배 수령 등의 단계를 거쳤다. PC 사용이 젊은 층에 비해 수월하지 않은 중장년층에게는 까다로운 일로 여겨졌다.
■판매직원 상담에 소비자 평가 갈린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된 알뜰폰 판매는 이통3사의 대리점과 판매점에는 못 미치지만 소비자 접점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편의점, 대형마트, 우체국 등이 판매하는 알뜰폰 상품은 각각 단말기 결합 요금제, 유심(USIM)칩 제공을 통한 기존 단말기 이용 등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우체국이 6개 사업자를 동시에 위탁판매하면서 상품 선택 폭이 넓다는게 다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반면 판매 방식에는 차이를 보인다. 무엇보다 전담 판매 직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동통신 상품이 복잡하고 알뜰폰이 대중들에게 그리 익숙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사업자 이름인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한다는 설명을 전달하기가 가장 어려운 상담 내용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형편이다.
이런 부분에서 우체국 알뜰폰이 호평을 받는다. 전문 인력은 아니지만 전담 창구에 소정의 교육 과정을 거친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편의점은 이른바 아르바이트 인력이나 점주가 판매에 나선다. 상품에 대한 판매 의지나 지식이 모자른 편이다. 실제 지난 주말 서울 마포구 일대 편의점에서 가입 절차를 문의하자 “사업자와 전화 통화를 거치면 된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받았다.
홈플러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마트 내 계산대 바깥 편에 자리잡고 있는데, 담당 직원이 있지만 이통3사의 유무선 상품을 같이 판매하기도 한다. 알뜰폰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상품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접근성이 중요”
알뜰폰 업계 관계자들은 그간 “기존 통신사보다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길거리에 널린 대리점과 경쟁하는게 가장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역세권이나 대학가, 유흥가 초입, 지하상가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어딜 가더라도 대리점을 찾아보는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소비자와 항상 접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알뜰폰 오프라인 매장 가운데 가장 접근성이 뛰어난 곳은 편의점이다. 시청 소재지 이상의 지역이면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 씨유, GS25 등 대부분의 편의점이 알뜰폰을 맡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홈플러스에서 이마트로 확대되는 대형마트는 도심서 접근성을 떨어지지만, 가족 단위로 정기적인 방문이 가능하다. 대형마트 알뜰폰을 마음에 두고 있다면 접근성이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전화 상담이 제한되는 주말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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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은 5급 이상 전국 226개 지점에서 알뜰폰 판매 창구를 갖추고 있다. 대체로 시나 구 단위 지역 소재지마다 하나라는 셈이다. 경기도 성남시의 경우 성남우체국, 성남분당우체국 등 2 곳이다.
예금이나 택배 등의 이유로 우체국을 자주 찾지 않으면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니다. 휴대전화 이용이 적은 노인 층이나 저소득층의 통신비 절감을 위했던 초기 목표를 고려한다면 접근성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단 우본 측은 이에 대해 “알뜰폰 판매 우체국 점포 수를 확대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