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S와 아이폰5C 등 신제품 출시 소식에도 아이폰 중고가격은 무풍지대다. 그동안 아이폰 중고가격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출시시기가 더 늦거나, 더 높은 출고가와 하드웨어 사양을 가진 경쟁제품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아이폰5S와 아이폰5C가 출시되자마자 이른바 ‘공짜폰’으로 풀리는 등 공격적인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중고가에는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국내에서도 오는 25일 아이폰5S와 아이폰5C 출시 이후 구형 아이폰이 중고 휴대폰 거래 시장에 본격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대표적인 중고 휴대폰 거래 중개사이트 세티즌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5 16GB 모델은 현재 평균 55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16GB 아이폰5의 출고가가 81만4천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가에서 32% 정도가 빠진 수준이다.
아이폰5와 비슷한 시기 출시된 갤럭시노트2의 경우 현재 시세가 45만원 수준으로 출고가 대비 57% 낮아진 것과 비교해 가격방어가 잘 이뤄진 셈이다. 아이폰5 보다 앞서 출시된 아이폰4S와 아이폰4의 경우에도 파손이나 고장이 없는 A급 상태 제품 시세가 각각 35만원과 23만원 가량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고폰 매입서비스인 올레그린폰을 운영하는 KT에 따르면 역시 아이폰이 모델을 불문하고 가장 가격 변화폭이 적었다.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매입가격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아이폰3GS와 아이폰4, 아이폰4S의 경우 지난 5개월 간 각각 하락폭이 8천원(16%), 3만원(12.5%), 5만원(13.5%) 수준이었다.
현재 중고폰 시장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 나오고 있는 갤럭시노트(SHV-E160K)나 갤럭시S2 HD LTE(SHV-E120K)의 경우 5개월 만에 중고매입가가 각각 8만5천원(39%)과 4만5천원(26%)이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중고가가 높은 수준에 형성됐다.
SK텔레콤과 KT는 이번주 시작되는 아이폰5S와 아이폰5C 예약판매를 앞두고 전작인 아이폰5에 대한 매입기준 가격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시장에 형성된 중고거래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업계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아이폰 중고가 하락 요인이 많기는 하지만 아이폰의 경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5% 미만으로 물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가격 변화폭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을 전망”이라면서 “이전 모델의 경우에도 신제품 출시에 맞춰 가격이 잠시 떨어졌다가 그 이후 안정되기를 반복했고 아이폰5의 경우 아직 공식 리퍼기간이 남았다는 점도 변수”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중고 아이폰5는 평균 300달러 전후에, 현재 가장 활발하게 중고거래가 이뤄지는 아이폰4의 경우 200달러 전후에 중고거래가가 형성됐다. 이는 지난 7월~8월 미국 최대 중고가전 거래사이트 가젤닷컴이 발표한 아이폰5 16GB 모델의 중거래가 300~135달러와 아이폰4S의 중고가 200~225달러 대비 큰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현재 가젤은 A급 제품을 기준으로 아이폰5(16GB)을 310달러에, 아이폰4S의 경우 160~190달러에 매입하고 있다. 넥스트워스는 아이폰5를 310달러에 아이폰4S를 210달러에 매입한다. 월마트는 상처가 없는 아이폰에 대해 300달러를 지급한다. 처음으로 자체 보상판매를 시행 중인 애플도 아이폰5 A급 제품 기준 280달러를 지불한다.
아이폰 중고 거래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서 업계에서는 리퍼제도를 들고 있다. 보증기간이 지나지 않은 제품의 경우 리퍼제도를 통해 새 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증기간이 남은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약 10만원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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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 단일 제품으로 출시돼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온·오프라인으로 중고폰을 매입하는 경우 상당수가 사업자들이 이를 해외시장에 되팔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요가 많은 아이폰이 시세가 높은 이유가 설명된다.
중고 가전 매매사이트 유셀닷컴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닉 라만은 “아이폰은 한 달이 경과할 때마다 평균 5% 가격이 하락하고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평균 10%의 가격 하락이 있다”면서 “만약 중고 스마트폰 매매 계획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일찍 파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