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독 아이폰의 거래가격이 타 제품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시기가 더 늦거나, 더 높은 출고가와 더 좋은 하드웨어 사양을 가진 경쟁제품과 비교해도 더 높은 중고거래가가 형성되기도 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중고 스마트폰 매입 가격이 아이폰이 기타 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9월 출시된 아이폰4의 경우 32GB 모델이 25만원대에, 16GB 모델은 약 23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4S는 64GB 모델이 42만원대, 32GB 37만원대, 16GB 모델은 36만원대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아이폰4S의 출고가가 16GB 제품이 81만4천원, 32GB 모델이 94만6천원, 64GB 모델이 107만8천원에 각각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 중고 시세는 출고가 대비 약 40% 전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현재 가장 많이 거래되는 모델인 갤럭시S3의 경우 SK텔레콤 모델 기준 31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이는 출고가 대비 30% 수준이다.
갤럭시S3 보다 이전에 출시된 갤럭시S2는 12만6천원에, 갤럭시S2 HD LTE는 15만6천원, 갤럭시노트는 19만5천원으로 각각 시세가 형성 중이다. 갤럭시S2의 출고가가 84만7천원, 갤럭시S2 HD LTE 출고가가 89만9천800원, 갤럭시노트는 99만9천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고 가격이 15~20% 가량에 판매되는 셈이다.
아이폰의 경우 2년 이상 사용한 제품도 보증기간이 남아 리퍼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의 경우 등급에 따라 가격이 3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매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경우도 20만원 아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아이폰4의 경우 국내에 출시된지 2년이 넘었고 아이폰4S 역시 출시 이후 2년 가까이 지난 구형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모바일 포털 세티즌이 분석한 휴대폰 평균 거래금액을 살펴봐도 애플이 34만4천725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으며, 삼성전자가 21만887원, LG전자가 16만8천885원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중고 거래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서 업계에서는 리퍼제도를 들고 있다. 보증기간이 지나지 않은 제품의 경우 리퍼제도를 통해 새 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증기간이 남은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약 10만원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다.
아이폰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 단일 제품으로 출시돼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온·오프라인으로 중고폰을 매입하는 경우 상당수가 사업자들이 이를 해외시장에 되팔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요가 많은 아이폰이 시세가 높은 이유가 설명된다.
가장 큰 중고폰 시장인 중국에서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도 시세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이트레이드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브로커의 아이폰5 중고제품 매입 단가는 평균 57만원으로 사양이 높거나 비슷한 시기 출시된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G 프로에 의해 9~17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중고 아이폰의 경우 중국에서의 수요가 상당히 커서 중고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면서 애플 브랜드에 대한 중국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상당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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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아이폰의 경우 기존 출시된 제품에 대해서도 최신 운영체제(OS)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공하면서 구형 제품에서도 신제품과 동일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제조사 보조금이 상대적으로 적고 출시 간격이 타사 제품에 비해 길다는 점 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관계자는 아이폰의 경우 리퍼 제도를 이용해 새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로 꼽힌다면서 중고 스마트폰을 매입하는 경우 상당수가 수출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글로벌 단일 모델로 출시되는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