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 유지, 유닉스 전환 사이에서 고민하는 KB국민은행이 좀처럼 선택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를 목표로 메인프레임 전환을 결정할 것으로 보였지만 올해 3분기가 지난 현재까지도 ‘스마트 사이징’ 프로젝트는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IT부서, 현업부서를 거치며 1년 넘는 시간을 OIO(오픈 인프라스트럭쳐 오퍼링) 계약 검토에 할애했다. 1, 2차 성능검토에 이어 전략기획부 주관의 컨설팅도 수행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부터는 현업부서인 전략기획부가 메인프레임 도입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IT부서의 검토단계를 지나 전략기획부가 주전산기 기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3개월째 검토중이다. KB국민은행이 다운사이징을 결정한다면 리호스팅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시간이 많지 않다.
KB국민은행과 한국IBM의 메인프레임 사용과 관련한 OIO 계약은 오는 2015년 7월 종료될 예정이다. 21개월가량이 남았다. 통상 금융권 리호스팅 사업이 12~18개월이 걸리고 계약기간, 연휴를 이용한 개통을 고려한다면 시간은 많지 않다.
금융IT업계 관계자는 “KB국민은행 IT시스템 규모라면 리호스팅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카드를 포함해 20만MIPS 규모로 우리나라 금융권 중에서는 용량면에서는 선두급이다. 시스템 규모를 고려했을 때 계약기간 등을 빼고 리호스팅 프로젝트 기간만 18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제안요청서(RFP), 제안서 접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계약 등 사업자 선정 기간이 통상 2개월 가량이 소요된다.금융권 중 특히 대형 은행권의 차세대시스템 등 대형 프로젝트의 개통은 주말 연휴를 이용한다. 마이그레이션과 시험가동에 최소 3일이 필요해서다.
계약 만료인 2015년 7월 즈음해 3일 연휴는 5월 25일(월요일) 석가탄신일 연휴 뿐이다. 이후 휴일인 6월 6일 현충일은 토요일이기 때문에 늦어도 석가탄신일 연휴까지는 다운사이징을 완료해야 7월 OIO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채 시스템 가동을 할 수 있다.
석가탄신일 연휴까지 남은 기간은 19개월 남짓이다. 다운사이징을 확정할 경우 오는 2015년 5월까지는 주전산기의 유닉스 전환 작업이 끝나야 한다는 의미다. 사업자 선정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KB국민은행이 택할 수 있는 방안은 여러 길이 있다. 다운사이징, 2015년 이후의 메인프레임 단기계약 이후의 재개발 고민, 장기계약 유지 등이다.
아직까지 유닉스는 메인프레임에 비해 가격면에서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금융권에도 유닉스는 대세가 됐다. 금융권 최초 유닉스 프로젝트로 전환한 외환은행부터 재개발을 결정한 동부화재까지 주전산시스템의 다운사이징은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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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 전 세계 대형 금융기관은 메인프레임 사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IBM에 따르면 전 세계 50대 대형 은행 중 49개, 10대 은행 중 92개 은행이 메인프레임을 사용한다. 한국IBM은 보안, 안정성 등에서 메인프레임의 강점을 주장한다.
KB국민은행의 스마트사이징 고민이 길어짐에 따라 올해 금융IT업계 대형 프로젝트는 또 하나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금융IT업계 관계자는 “올해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 KDB산업은행 ITO 이외에 대형 특수는 없었다”며 “KB국민은행 스마트사이징이 무산되거나 해를 넘기게 되면 가뭄이 든 금융IT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는 씨가 마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