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저렴한 보급형 아이폰을 꺼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졌다. 다양한 색상의 아이폰5C와 고급형 아이폰5S를 내놓았으나 국내 수요 증가를 이끌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에 기대가 모아졌던 아이폰5C가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을 들고나왔다는 반응이다.
이날 새벽 애플은 미국 쿠퍼티노 본사에서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공개했다. 아이폰5S는 기존 아이폰 라인업에서 이어지는 전략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다. 아이폰5C는 애플이 처음으로 고급형과 보급형이란 투트랙 전략이 담긴 제품이다.
■아이폰5 사양 플라스틱 아이폰5C, 너무 비싸다
당초 300달러 전후의 가격에 나올 것으로 전망됐던 아이폰5C 가격은 미국 이통3사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를 통해 2년 약정 기준 16기가바이트(GB) 제품이 99달러(약 11만원)다. T모바일이나 약정기간 없이 유심 프리 방식으로 구입하면 549달러(약 60만원)다. 미국 시장의 부가세(VAT)를 더하면 70만원에 이르는 가격이다.
애플이 구애를 보낸 중국 시장서도 아이폰5C 가격은 다소 비싸게 형성됐다. 애플차이나 홈페이지에 올라온 아이폰5C(16GB) 가격은 인민폐 4천488위안으로 한화 80만원에 달한다. 매달 206위안으로 분할 납부도 가능하지만, 일시불 가격보다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그간 중국 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을 이끈 주요 저가폰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비싸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국내엔 아직 출시 일정조차 나오지 않았지만, 가격은 다른 나라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전 세대 아이폰의 출고가를 내리던 애플이 아이폰5를 단종시키면서, 아이폰5C가 이전 세대를 대신하는 상황이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아이폰 점유율 하락을 불러온 아이폰5와 같은 사양의 아이폰5C가 1차 출시국의 판매 가격을 들고 국내에 들어왔을 때 경쟁력이 없다”면서 “출시 시기도 이전처럼 미뤄지면 국내 아이폰 점유율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아이폰 이용자는 약 300만명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1년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아이폰5C와 아이폰5S가 이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외신 반응도 싸늘하다. 미국 지디넷의 매튜 밀러는 “애플, 날 조롱하는건가”라며 아이폰5C이 가격에 냉담한 반응을 보냈다.
■'애플 충성도'만으로는 글쎄...
애플은 그간 높은 충성도의 마니아 층을 바탕으로 단단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국내서도 아이폰이 KT를 통해 처음 출시되던 2009년 하루 수만명의 예약판개 가입자를 유치하는 인기를 끌었다.
반면 국내 이통시장은 최신사양과 5인치 내외의 디스플레이 선호도, 통신사 중심의 폐쇄적 단말기 시장의 특징을 갖는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5C보다 10만원 가량 더 높게 책정될 아이폰5S는 기존 아이폰 충성 이용자 층의 교체 수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이지만 아이폰 점유율이 늘어나는 현상까지 기대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우선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원하는 통신 속도에 못미친다. 국내 이통사들은 LTE-A와 광대역LTE 등 다른 나라보다 통신 속도 우위를 가져가고 있다. 그에 걸맞는 LTE-A 스마트폰 출시도 잇따르고, 판매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2년간 이용하는 패턴 속에서 다른 스마트폰보다 통신속도가 뒤처지는 점은 치명적인 한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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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A 규격이 아닌 기존 LTE 스마트폰 사양으로는 국내 이통사들이 연내 수도권 지역 광대역LTE를 구축했을 때 다운로드 기준 100Mbps의 데이터 통신 속도를 지원한다. LTE-A 스마트폰의 150Mbps에 못 미친다. LTE-A가 지금보다 더욱 확산되면, 느린 스마트폰이란 이미지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
아이폰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았던 사후관리(AS) 서비스인 애플케어의 이용단가가 오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아이폰5C와 아이폰5S의 고장시 수리 비용이 오른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