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스마트워치 '토크' 직접 써보니...

일반입력 :2013/09/05 17:36    수정: 2013/09/05 18:25

정현정 기자

<샌디에이고(미국)=정현정>퀄컴의 스마트워치 '토크(Toq)'가 깜짝 등장했다. 토크는 평소엔 시계처럼, 스크린을 활성화하면 스마트폰의 세컨드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다.

무엇보다 퀄컴이 관련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와 연동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모두 공개하며 개발자들을 독려하고 있는 만큼 써드파티를 통해 얼마나 많은 혁신기능을 추가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퀄컴은 4일(현지시간) 미국 힐튼 샌디에이고 베이프론트 호텔에서 열린 모바일컨퍼런스 '업링크(Uplinq) 2013'에서 스마트워치 토크를 처음 공개하고 참가자들에게 시연 기회를 제공했다.

토크의 외관은 일반적인 디지털 손목시계와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블랙과 화이트의 두 가지 모델로 단색에 상하좌우 버튼을 모두 없앤 버튼리스 디자인으로 군더더기를 없앴다. 버튼 대신에 터치스크린과 밴드 부분에 터치를 인식하는 일종의 터치키가 적용됐다.

아무것도 조작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터치스크린이 전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시계로만 활용할 수가 있다. 다만 터치스크린 하단에 빈공간을 좌우로 문지르면 시계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다. 아날로그 시계 느낌부터 심플한 디지털 시계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제공한다.

터치스크린 하단에 밴드 부분에는 홈버튼 역할을 하는 터치키가 내장됐다. 이 부분을 터치하면 일종의 잠금이 해제되면서 터치스크린이 활성화된다. 터치스크린 잠금을 해제하면 전화 및 메시지 수신, 일정, 음악, 날씨, 주식, 스마트폰 연동, 설정 등 메뉴가 바둑판 형태로 배열된 모습이다.

토크는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해 작동한다. 스마트폰에 퀄컴 토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이를 통해 토크를 제어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트위터, 크롬 등 시계에 추가할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전화와 메시지 수신이다. 토크와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걸려오면 토크를 통해 수신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헤드셋과 연결돼 있다면 굳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손목을 터치하는것 만으로 전화 수신이 가능하다.

문자메시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텍스트를 입력해 답장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OK', 'I'll call you later' 등 미리 입력된 샘플 문구로 문자를 전송하는 것은 가능하다. 샘플 문장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다.

토크는 블루투스 헤드셋, 무선충전 도크와 패키지로 제공된다. 퀄컴은 토크용 무선충전기에 독자 기술인 '와이파워(WiPower)'라는 표준을 적용했다. 토크와 블루투스 헤드셋 모두 도크에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된다. 전력효율도 높아 일반적인 사용환경에서는 최대 5일까지, 자주 사용하더라도 3일 정도는 충전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토크에는 야외시인성이 뛰어난 퀄컴의 독자기술인 미라솔(Mirasol)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야외활동에서도 원활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에 강한 조명 아래서도 시인성에 문제가 없었다. 토크는 안드로이드 4.2 운영체제(OS)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으며 iOS 기기는 지원하지 않는다.

퀄컴은 4분기 중 한정판으로 토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나 300달러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크 출시와 함께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여 써드파티 개발자들의 관심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이날 행사에 참가한 개발자들에게 토크를 구입할 수 있는 교환권을 무료로 제공한 상태다.

퀄컴은 토크와 함께 건강 관리 플랫폼인 '투넷(2net)'과 P2P 기반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올조인(AllJoyn)', 증강현실 플랫폼 '뷰포리아(Vuforia) 등 솔루션을 함께 공개한 상태다. 이같은 플랫폼과 연동해 색다른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해 향후 다양한 혁신적인 기능이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관련기사

앞서 출시된 아임워치나 페블 스마트워치의 경우에도 SDK 공개를 통해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유인하기는 했지만 퀄컴은 개발자 생태계와 인지도 면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폐쇄적인 애플의 아이워치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와 견줘도 잠재력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퀄컴의 토크 공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발표와 완벽하게 동시에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끈다. 다만 퀄컴은 토크가 갤럭시 기어와 제품 판매 경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크는 한정판으로 출시되며 퀄컴은 토크 출시가 하드웨어 완제품 시장 진출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신 토크를 통해 자사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소개하고 퀄컴 부품이 탑재된 제품들의 사용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개발자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