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안 기본계획을 의결하지 못했다. 방통위 사무국이 내놓은 심사안을 두고 심사 기준이 완화됐다는 비판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야 의원간 제재안 차이도 좁히지 못했다.
전체회의는 내일로 연기됐지만, 종편의 최초 승인 과정에 이어 재승인 심사안 수립 과정 속에서도 봐주기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규제당국으로서 구실과 존재 이유가 약해진다는 내부 비판도 나온다.
방통위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합편성·보도전문PP 재승인을 위한 기본계획’을 논의했으나 위원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밤을 새워서라도 논의를 더 해 내일 오후 2시 위원회를 다시 열어 최종적으로 결정하자”고 말하고 의결을 5일로 연기했다.
방통위 사무국은 연구반이 제출한 심사안보다 대폭 심사 기준이 완화된 안을 상정했다.
앞서 연구반이 용역을 받아 방통위에 제시한 심사 기준은 총점 650점(1천점 만점)을 넘더라도 공정성과 콘텐츠 편성 부분에 과락 점수(60%)를 넘지 못할 경우 추가 제재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간 종편 방송을 두고 터져나온 사회적인 우려 때문이다.
연구반은 조건부 재승인과 재승인 거부라는 제재를 두고 수위가 높을 수 있다는 이유로 두 안을 방통위의 몫으로 돌렸다. 반면 방통위 방송정책지원과가 상정한 심사안은 추가 제재 조건이 모두 빠졌다. 계량항목인 방송평가위원회 방송평가가 350점을 하는 1안과 400점으로 하는 2안만 올라왔다.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 연구안의 초안보다 기준이 너무 낮아져 공정성을 심사하기 어렵다는 점과 제재 수위에 이견이 집중됐다.
제재 수위에 대해선 지상파와 같은 다른 방송 사업자와 형평성을 고려해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방통위 사무국과 여당 위원들의 의견이 나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더 나은 방송을 만들기 위한 기준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방통위 정종기 방송정책국장은 “총점 650점을 월등히 초과하는 신청자가 일부 항목에서 60%를 넘기지 못해 조건부 재승인이 되거나 재승인 거부가 된다면 평가의 전체적인 타당성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성규 여당 위원도 “지상파가 개별항목에 40% 과락 기준을 설정한 건 나름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며 “종편의 별도 항목을 60%의 과락기준을 만들었다면 나중에 지상파도 같이 기준을 올려야 하는지, 기준이 왔다갔다 하는게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충식 부위원장은 “종편을 두고 세상이 들끓는 것은 공적 책임을 외면하기 때문”이라며 “공적 책임에서 공익성, 공정성 어긋난다면 과락에 의해 조건부를 붙이거나 재승인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위원인 양문석 위원 역시 “재승인 심사를 하는 근본 목적은 시청자들이 만족할 수준으로 방송의 질을 높이는 것인데, 종편은 보도의 공정성, 공적 책임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고 이를 집중적으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연구반이 공정성 항목의 과락 수준을 60%로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며 “연구반에서 사회적 여론을 감안해 고민한 흔적이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처럼 느껴지는데 사무국이 이를 그냥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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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이경재 위원장은 양쪽 모두 합리성이 있다며 내일 다시 전체 회의를 열자며 정리했다.
종편 재승인 기본계획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는 5일 오후 2시에 다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