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노키아 인수, 오히려 삼성은 반긴다

일반입력 :2013/09/03 18:02    수정: 2013/09/03 18:35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조사 노키아 휴대폰 사업을 인수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점쳐져 주목된다.

3일 MS의 노키아 인수로 촉발된 업계 관심은 자체 윈도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게 된 MS가 시장 판도를 흔들 가능성과, 반대로 지속적인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따라 삼성전자를 포함한 경쟁사들의 수익성을 높일 것이란 관측으로 엇갈린다.

일각에선 MS와 노키아 연합이 이같은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앞서 굳어진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를 흔들리란 관측을 내놓는다. 물론 단순히 보면 MS가 노키아의 제조 역량으로 애플처럼 HW와 SW를 긴밀하게 통합된 윈도폰을 출시할 수 있다.

하지만 노키아와 MS 연합이 과연 파괴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안드로이드 제조사들과 경쟁해온 윈도폰의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향후 노키아가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개발할 가능성도 남지 않았기에 거꾸로 기존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사들에게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 김지산 애널리스트는 MS의 노키아 인수 후 경쟁력 향상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오히려 노키아가 강점을 유지해온 신흥시장 피처폰 고객 기반이 조기에 약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에게 추가 시장 기회를 마련해줄 것으로 보인다.

■MS+노키아 시너지 불투명...삼성 부담은 덜고 반사이익 기대

지난달 초 IDC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세계 윈도폰 단말기 출하량은 전체 스마트폰 2억3천640만대 중 870만대(3.7%)에 불과했다. 870만대중 노키아 제품이 710만대(81.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같은기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7천330만대를 출하했고, 거의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이었다.

즉 스마트폰 판매량 측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삼성전자가 현재 순위에도 못 드는 노키아의 움직임에 위협을 느낄 여지가 없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MS에게 노키아 다음 가는 윈도폰 파트너다. 3분기 출하된 윈도폰 단말기 870만대중 100만대(11.5%)가 삼성전자 제품이었을 정도다.

물론 100만대는 수억대에 달하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미미한 비중이다. 하지만 MS의 윈도폰 사업 실적에선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MS가 윈도폰 실적 급감을 피하려면 단기적으로는 파트너 이탈을 막고 장기적으로는 하위권 업체들과 경쟁하며 수익성을 다져야 한다.

실제로 테리 마이어슨 MS 운영체제 담당 총괄 부사장은 회사가 노키아 인수를 알린 직후 노키아의 디바이스그룹 인수는 MS나 우리의 OEM 파트너부터 모든 윈도폰을 위한 시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MS의 HW조직과 외부 HW파트너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노키아를 끌어들인 MS 윈도폰도 종전대로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여의치 않을 경우 오히려 부진을 면키 어려워진다. 이 경우 삼성전자를 포함한 경쟁사에는 신흥시장에서의 점유율 싸움이나 수익성 확대 부담을 더는 호재로 작용할 듯하다.

■삼성전자 윈도폰, 앞으로도 나올까?

어쩌면 윈도폰 사업으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삼성전자가 MS와 노키아의 인수 시점에 맞춰 기존 안드로이드, 윈도폰, 타이젠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재고할 수도 있다. 이미 노키아 이외에 삼성전자를 포함한 윈도폰 제조사들은 최소한의 제품 출시만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역시 올해 유일한 윈도폰 신제품 '아티브S네오'를 미국 시장에 내놨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아티브S' 단말기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으로 최신 단말기라 부르기엔 아쉬운 제품이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의 윈도폰 부문 파트너십은 이미 '성의 표시' 수준이다.

이는 MS가 윈도폰 SW를 장기간 개선하지 않고 방치해온 탓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6월말을 마지막으로 '윈도폰8' 플랫폼에 대한 공식 업그레이드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소식통이 지난달 하순께 내부적으로 윈도폰8.1을 테스트중이라 전하긴 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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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노키아 인수를 계기로 윈도폰 업그레이드에 속도를 내더라도 기존 HW 파트너들의 관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자체 ARM 프로세서 '엑시노스' 칩을 지원하지 않고 퀄컴 칩만 쓰도록 한 윈도폰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팔 이유가 희박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윈도폰 단말기 제품이 전체 스마트폰 사업에서 비중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MS와의 향후 협력과 윈도폰 신제품 출시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