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 최종 승자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8GHz 및 2.6GHz 대역 주파수의 주인은 ‘밀봉입찰’에서 가려지게 됐다.
30일 경매 마지막 날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50라운드까지 오름입찰이 모두 진행됐지만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30분경부터 밀봉입찰에 돌입한 상태다.
밀봉입찰은 단 한 번에 원하는 블록과 금액을 적어내 승자를 정하는 단판승부다. 경쟁사의 입찰 정보를 알 수 없으며, 저마다 그동안 가장 많은 금액을 입찰한 블록에 한해 무한대로 베팅할 수 있다.
때문에 밀봉입찰에서는 4시간의 시간이 주어진다. 각 사업자가 본사와 충분한 상의를 통해 신중하게 입찰블록과 금액을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앞서 50라운드까지 진행된 오름입찰에서는 라운드당 1시간이 주어졌었다.
이에 따라 최종 종료 시점은 이날 오후 6시30분경이 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경매가 끝나는 대로 결과를 취합해 오후 8시경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아직까지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밀봉입찰 경우의 수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전날까지 밴드플랜2로 넘어와 경쟁하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밴드플랜1로 다시 갈아타 KT의 1.8GHz 인접대역(D블록) 할당을 막을 수 있다. 와해됐던 반(反)KT 연합이 다시 뭉칠 가능성이다.
밴드플랜2가 승리하는 경우는 두 가지로 나뉜다. SK텔레콤이 1.8GHz 대역 C2블록, LG유플러스가 2.6GHz 대역 A2, 혹은 B2블록, KT가 D블록을 할당받을 가능성이다. 또 SK텔레콤이 2.6GHz 대역 A2, 혹은 B2블록, LG유플러스가 C2블록, KT가 D블록을 낙찰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SK텔레콤이 C2블록을 확보할 경우 기존에 보유한 1.8GHz 대역을 6개월 이내 반납해야 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떨어지는 LG유플러스로서는 C2블록에서 SK텔레콤과 정면으로 맞붙기보다는 우선 2.6GHz 대역을 확보할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1.8GHz 대역은 LG유플러스가 2G를 서비스 중인 대역에 인접해있다. SK텔레콤이 옮겨가면서 차후 경매에서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 반납 대역을 가져갈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KT는 당초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D블록 15MHz 폭을 가져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는 밀봉입찰 직전까지 D블록의 가격이 5천억원대에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경매 시작 전 제기됐던 1조원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금액이다. 지난 2011년 경매 당시에는 SK텔레콤이 KT와의 접전 끝에 1.8GHz 대역 20MHz 폭을 9천950억원에 낙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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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700MHz 대역도 숨겨진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따라 회수된 700MHz 대역 전체 108MHz폭 중 40MHz 폭은 이미 이동통신용 할당이 결정된 상태다. 또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달 전담반을 구성해 연말경 나머지 700MHz 대역의 활용방안에 대해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즉, 이통3사가 지금 당장 1.8GHz와 2.6GHz에 목숨을 걸지 않더라도 조만간 700MHz 대역에서 최소 40MHz 폭이 경매에 나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