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동맹 깨졌다…KT대역 2곳 승

일반입력 :2013/08/28 19:18    수정: 2013/08/28 19:52

정윤희 기자

8일째 이어지던 주파수 경매가 새 국면에 돌입했다. 그동안 1.8GHz 대역 KT 인접대역(D블록)의 KT 할당을 막기 위한 동맹을 맺었던 SK텔레콤-LG유플러스 간 연합이 파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KT vs 반(反)KT 구도를 형성하던 이동통신3사가 드디어 ‘실리’ 추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8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진행된 주파수 경매 결과, 44라운드까지 진행됐으며 승자 밴드플랜은 밴드플랜2라고 밝혔다. 해당 밴드플랜의 최고가블록조합 합계 금액은 2조1천453억원이다. 밴드플랜2는 전날 대비 737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승자 밴드플랜의 승자수다. 이전까지 경매 과정을 놓고 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밴드플랜1에, KT가 밴드플랜2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28일 경매 결과 밴드플랜2의 승자 수는 2개 사업자로, 1개 사업자가 패자가 됐다. 밴드플랜1의 합계금액은 최저경쟁가격 1조9천202억원으로 회귀했다. 밴드플랜간 금액 차이는 2천251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중 한 사업자가 밴드플랜2로 이동하고, 나머지 사업자가 블록을 옮겨 최저가격에 입찰했거나, 두 사업자 모두 밴드플랜2로 이동해 동일 블록에 입찰했을 경우다. 현재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밴드플랜2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동맹 파기 시점을 경매의 분수령으로 꼽았다. 이들은 KT의 밴드플랜2 할당 저지 과정에서 밴드플랜1의 가격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D블록의 가격을 한껏 높인 후 밴드플랜2로 넘어올 것으로 점쳐졌다.

결과적으로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SK텔레콤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있다는 점에서 밴드플랜2로 넘어와서도 KT, LG유플러스와 붙어볼 만하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밴드플랜1에서는 1.8GHz C1블록 입찰이 제한됐지만, 밴드플랜2에서는 C2블록 입찰 제한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1.8GHz 대역에서 LTE 보조망을 서비스 중인 SK텔레콤이 밴드플랜2 1.8GHz C2블록을 할당받을 경우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하다. 최근 기존 LTE보다 2배 빠르다던 LTE-어드밴스드(LTE-A) 속도에 대한 불만이 속속 제기되면서 SK텔레콤 내부적으로 LTE-A 속도 개선을 위한 C2블록 확보 필요를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LTE-A 속도가 이론상 다운로드 최고속도 150Mbps에 한참 못 미치며, LTE보다 속도가 느린 지역도 있다는 불만이 다수 제기됐다. 이에 미래부는 지난 27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네트워크 및 마케팅 담당 임원을 소환해 LTE-A 과장 광고에 대한 주의를 준 상태다.

LG유플러스 역시 C블록이 필요하다. 1.8GHz 대역 C블록은 3사 중 유일하게 1.8GHz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하지 않는 LG유플러스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1.8GHz 대역은 전 세계적으로 LTE에 가장 많이 쓰이는 황금주파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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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LG유플러스는 아직까지 경매가 과열되지 않은데다 밴드플랜1에서 단독으로 C블록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 먼저 밴드플랜을 옮겼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떨어지는만큼, 한층 더 치열한 전략 전개가 예상된다.

미래부는 오는 29일 오전 9시, 45라운드부터 경매를 속개할 예정이다. 최종 밀봉입찰을 포함한 남은 6라운드는 29일과 30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다. 1.8GHz, 2.6GHz 대역의 최종 승자는 오는 30일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