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대놓고 돈질?...주파수 후반전

일반입력 :2013/08/26 10:35    수정: 2013/08/26 10:56

정윤희 기자

주파수 경매가 후반전에 접어들었다. 막판으로 갈수록 입찰금액이 뛰어오르며 경매가 과열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주파수 경매 최종 낙찰금액이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6일 오전 9시, 30라운드부터 1.8GHz, 2.6GHz 대역에 대한 주파수 경매를 속개한다. 지난 23일 끝난 경매 5일차까지 결과 29라운드 현재 승자 밴드플랜은 밴드플랜2, 승자 수는 1개 사업자로 나타났다. 최고가블록조합 합계금액은 2조434억원이다.

금번 경매는 오름입찰 50라운드, 밀봉입찰 1라운드로 총 51라운드 동안 진행된다. 밴드플랜1, 2 가운데 총 합계금액이 더 높은 밴드플랜이 승리하게 되는 식이다. 이제 오름입찰 21라운드와 밀봉입찰 1라운드가 남았다. 반환점을 돈 셈이다.

KT는 1.8GHz KT 인접대역(D블록) 할당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를 저지하려고 안간힘이다. 때문에 KT는 D블록이 포함된 밴드플랜2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D블록이 배제된 밴드플랜1에 집중, 2:1 구도를 형성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반전, 탐색전의 연속…승부수 언제?

앞서 5일간 진행된 경매 전반전에서는 두뇌싸움이 불꽃 튀었다. 이동통신3사는 입찰대역을 옮기거나 연속패자 규칙을 적절히 활용하는 등 치열한 탐색전을 벌이며 입찰금액 상승폭을 조절했다.

실제로 지난 29라운드 종료 후 승리 밴드플랜의 합계금액은 2조434억원이다. 최저경쟁가격(1조9천202억원)과 비교하면 누적 1천232억원이 올랐다.

날짜별로 살펴보면 경매 첫 날 258억원이 오른 이후, 2일차 179억원, 3일차 162억원이 상승했다. 4일차에는 590억원이 오르며 열기가 고조되는 듯 했으나, 5일차에는 하루 만에 상승폭이 9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2011년 경매 당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차분한 분위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동통신3사는 일부러 원하지 않는 대역에 입찰, 원하는 대역의 금액을 ‘최대한 올리지 않는’ 전략을 쓴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각 사업자들이 눈치를 보며 입찰금액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며 “오름입찰에서는 다소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밀봉입찰에서 공격적인 입찰금액을 써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밀봉입찰이 승부 가를 듯…막판 뒤집기?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경매 진행 상황을 감안해 51라운드 최종 밀봉입찰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은 오름입찰에서 이통3사는 최대한 상대방의 전략을 읽는데 주력하고 밀봉입찰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오름입찰 과정에서 입찰가를 가장 많이 올린 블록에만 밀봉입찰 가격을 무한대로 적어낼 수 있다. 그 외 블록은 입찰금액이 제한됐다. 사업자가 경쟁사에 타격을 주기 위해 필요 없는 블록의 가격을 올려놓고, 밀봉입찰에서 원하는 블록을 최저가에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때문에 KT의 경우 D블록 할당을 위해 밴드플랜2의 D블록에, SK텔레콤은 밴드플랜1의 A, B블록 중 한 곳에, LG유플러스는 밴드플랜1의 C블록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밴드플랜1에서 SK텔레콤은 C블록 입찰이 제한되며, LG유플러스는 C블록을 선호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3사 중 유일하게 1.8GHz 대역에서 LTE를 서비스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그리고 KT 간의 2:1 구도가 깨어지는 시점도 관전 포인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의 밴드플랜2 낙찰을 막기 위해, 혹은 KT가 D블록을 가져간다 하더라도 최대한 출혈을 감수하도록 하기 위한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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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T가 LTE-어드밴스드(LTE-A) 상용화를 앞두고 D블록을 포기할 경우, 밴드플랜1의 경매 가격이 임계점을 넘을 경우 밴드플랜2로 갈아타 각개전투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의 LTE-A,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연합 등 경매 상황을 급변하게 할 변수가 많아 상황을 속단하기 어렵다”며 “후반으로 갈수록 각사의 전략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