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여성 인력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창조경제연구실 이경남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방송통신정책 ‘ICT 부문 여성 인력 현황 및 시사점’에서 지난해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표준산업분류J)의 여성 인력 비중이 지난 2004년 30.9% 대비 약 5.1%p 감소한 25.7%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004년 이후 여성 인력이 약 7천명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남성 종사자수가 10만1천면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국내 ICT 전문가 직종에서 여성 인력의 비중은 약 16.2%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의 여성 인력 비중 25% 뿐만 아니라 OECD 26개국의 평균 18%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이경남 부연구위원은 “여성 인력은 초기 노동시장 진입 후 경력이 단절되는 구조를 보이는데 ICT 산업 및 직업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보통신전문가 및 기술직의 경우 여성 인력 비중이 16.2%로 초기 단계부터 저조한 상황이며 이후 지속적으로 15.4%(5∼10년 미만), 10.1%(10년 이상)로 하락한다는 설명이다.
여성 ICT 인력의 평균 연령 및 근속년수도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J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의 경우 평균 연령이 31.7세로 남성 37.3세에 비해 매우 낮았고 평균 근속년수도 4.5년으로 남성의 7.1년에 비해 매우 짧았다.
특히 컴퓨터프로그래밍 및 시스템통합관리업, 정보서비스업의 경우 여성 인력의 평균 근속년수가 이보다 현저히 낮은 3.4∼3.5년으로 남성 종사자에 비해 1∼2년 정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 대비 여성의 상대임금수준에 대해서는 “전체 전문가 직군 대비 정보통신 전문가 및 기술직 전문가의 경우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으나 경력이 진행됨에 따라 91.8%(1년 미만)로 높았던 상대임금수준이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경력 경로에 따른 유리천장(Glass Ceiling) 현상이 존재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J산업 내 여성 인력의 비중이 가장 높은 세부 산업은 정보서비스업으로 조사됐다. 자료처리업(41.5%),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매개 서비스업(39.2%),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정보 제공업(38.4%) 분야 등이다. 반면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의 경우 시스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22.4%) 분야에서 여성 인력의 비중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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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남 부연구위원은 “ICT,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우 열악한 노동환경, 잦은 야근 등에 비해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여성의 진로 결정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여성 ICT 전공자 확대를 위해 초중등 단계부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설계, 여러 진로 방향 제시 등 석박사급 고급 인력의 확충을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ICT 산업의 여성인력 감소 추세에 대한 정책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빠르게 변모하는 ICT 환경 속에서 여성 인력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현시키는 것이 다양성, 창의성에 기반을 둔 ICT 산업의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