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해안 지역에 사는 한국인들 중, 지난 주 5만원 이상 유료 아이템을 결제한 이용자들의 접속률이 갑자기 줄어들었습니다. 이 사람들을 상대로 별도 마케팅을 진행할까요?
중국 태블릿 이용자 중 과금을 많이 하는 레벨 7 이상 유저들만 갑자기 아이템을 안 사고 접속도 안하네요. 재접속을 하면 게임 머니를 주겠단 메시지를 발송할까요?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이라면, 유료 결제 이용자들의 동태를 실시간 알리고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조력자만큼 든든한 존재가 있을까. 이 똑똑한 비서 역할을 자처한 서비스가 나왔다. 소셜 벤처 '파이브락스'가 개발한 '파이브락스'다.
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35세)를 최근 한남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파이브락스는 벤처업계 대부라 불리는 노정석 CSO와 이창수 대표가 함께 만든 회사다. 아니, 노정석 CSO가 대표로 있던 아블라컴퍼니가 사명을 파이브락스로 바꾸며 대표 자리도 물림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시장에 맞춤한 새 서비스를 주력으로 삼았으니, 더 잘할 수 있는 이가 대표를 하자는 내부 합의에 따라서다.
이 대표는 2004년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한 후 네오위즈 자회사인 게임온, SK텔레콤 등에 다니며 프로그래밍과 기획 일을 고루 거쳤다. 구글이 국내 기업에선 처음으로 인수한 테터앤컴퍼니를 노정석 CSO와 함께 만들어 특급 개발자로 자리매김했다. 학부 시절엔 일본에서 공부해 현지 인맥을 쌓기도 했다.
파이브락스가 본 새 시장은 '모바일 빅데이터'다. 시장은 이미 모바일이 주류인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적절하게 분석해주는 툴이 없다. 데이터가 있는데 왜 해석을 못하니란 안타까움도 컸다. 데이터를 세분화하지 못하고, 실시간 분석이 안되는 기존 도구는 파이브락스가 보기엔 '낡은 툴'이었다.
데이터 분석과 운영이 동 떨어져 있다는 문제점에서 시작했어요. 모바일 게임업체 대표들도 동의했고요. 데이터를 분석해 숫자를 보여주면 그에 따른 행동과 반응이 잇따라야 살아 있는 운영을 할 수 있는데 그동안 분석은 분석대로, 운영은 운영대로 해왔던거죠.
파이브락스의 강점은 10분간격으로 업데이트 되는 데이터다. 이용자의 국적부터 사용 언어, 게임 레벨, 친구 수, 이용 마켓, 패치 여부 등 나눌 수 있는 만큼 세분화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특이 사항이 발생하면 알람으로 알려준다. 특정 이용자층의 데이터가 이상한 그래프를 그릴 경우엔 타겟별 마케팅 전략도 제시한다.
눈에 띄는 것은 분석 결과를 곧바로 마케팅으로 연결해 주는 전략 제시 부분이다. 공지나 서베이 같은 기존 회원 유지 전략부터, 아이템 할인판매나 리워드, 크로스 프로모션 등 총 7개의 대응 방안이 파이브락스에서 가능하다. 데이터 곡선이 이상하게 나타난 특정 이용자 층에만 보여줄 수 있어, 헤비 유저들이 다른 게임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분석에서 가장 기본은 매출이죠. 오늘 게임 한 사람이 다음에도 연속해서 이 겜을 하는지, 어떤 아이템을 얼마나 사서 어떻게 쓰는지, 밸런스는 어떤지, 사람들이 아이템을 누구한테 얻어서 어떻게 쓰는지…. 이런 그룹별 변화가 중요한데 경쟁사 툴은 유연한 분석을 제공하지 못하더라고요.
반응도 좋다. 선데이토즈, 게임빌, 위메이드 등이 파이브락스 베타 버전을 쓰다가 곧바로 계약했다. 일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일본어를 잘 하는 이창수 대표가 현지 업체들을 만나 자주 듣는 말이 스고이(대단하다)다. 가을께 일본에 파이브락스를 출시할 준비를 했는데, 반응이 빨라 이달 부터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서비스는 좋지만, 파이브락스는 아직까지 벤처다. 파이브락스란 이름조차 생소하단 사람이 더 많다. 때문에 이 대표는 과금에 신경을 썼다고 얘기했다.
파이브락스는 서비스 사용 업체들에 50만 데이터 포인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단순 계산하면 매월 50만명 이용자까지는 무료로 데이터 분석툴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데이터 이용이 이를 초과할 경우 유료로 전환된다. 기본적으론 분석 툴만 제공하지만, 소규모 개발사 등 인력이 부족한 곳엔 데이터를 해석해주는 무형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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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파이브락스의 앞날을 낙관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밴데, 아무리 방대한 데이터라도 날 것 그 자체로는 효용이 없다. 필요한 데이터만 쏙 뽑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이브락스는 개발사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란 주장이다.
모바일 게임은 생명이 짧고 이용자들의 이탈이 빠르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맞는 데이터를 개발사들이 원할수밖에 없어요. 파이브락스를 많이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다행히 개발사들의 반응도 좋고요. 베타 서비스 신청도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파이브락스(오락)의 뜻대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