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美수입금지, 주말 넘겨야 확정될 듯

일반입력 :2013/08/04 02:48    수정: 2013/08/04 02:48

구형 애플 제품에 대한 미국 수입 금지는 현지 정부가 월요일 업무를 시작하는 오는 5일 이전까지 발효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내 아이폰4와 아이패드2 수입 금지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이 당초 알려진 3일보다 나중인 4일 밤 자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3일(현지시각) 이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물리적 시한을 넘겼을 뿐아니라 백악관과 USTR에서 이와 관련된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어, 결국 ITC의 일부 애플 제품 수입 금지 조치가 발효될 것이란 업계 관측이 짙은 시점이다.

지난 6월 4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 데이터통신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된 구형 애플 제품에 대해 미국으로의 수입을 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60일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TC 결정을 뒤집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 그 시한은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일단 3일(현지시각)이 ITC 결정 이후 60일을 채우는 날짜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한 이내에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발표해야만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된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나 그의 수입금지조치 관련 권한을 위임받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오전 내내 거부권을 행사치 않았다.

당장 애플 구형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발효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정부가 주말이나 휴일 업무를 다음 업무일까지로 미루는 관례를 따를 경우 ITC 결정에 대한 승인 여부를 오는 5일(월요일) 발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외신들은 아예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3일이 아니라 '4일(일요일) 자정'까지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있는 수도 워싱턴DC의 4일 밤 12시는 우리나라 기준 5일 오후 1시다.

실제로 최근 블룸버그는 관련 보도에서 애플은 '이르면 오늘(2일)' 오바마 대통령과 마이클 프로먼 USTR 대표가 모든 버전의 아이폰4와 아이패드2를 현지서 계속 팔게 해줄지 알게 된다면서도 오바마 대통령과 프로먼 대표는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된 애플 제품에 내려진 수입 금지 결정을 4일 자정까지 뒤집을 수 있다고 밝혔다.

IT미디어 인포메이션위크 역시 관련 보도를 통해 올초 ITC가 삼성전자 특허에 대한 애플 측의 과실을 찾아내, 애플은 오는 5일부터 특정 아이폰과 아이패드 모델 판매를 중지하게 됨으로써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과 프로먼 대표가 ITC 판정을 수용하면 수입 금지 조치가 5일 오전 12시 1분부터 발효된다고 설명했다.

시한을 넘길 때까지 대통령이나 USTR 대표의 거부권 행사와 같은 개입이 없을 경우 애플은 수입 금지 대상 제품들을 그 웹사이트와 매장에서 걷어내고 판매를 중지해야 한다. 또 해당 기종의 신제품들은 AT&T같은 통신사나 베스트바이같은 유통업체가 직접 판매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휴대폰과 태블릿 재고 외에 보충될 수 없다.

수입금지가 적용되는 품목은 AT&T와 T모바일같은 광역 통신사와 텍사스 및 알래스카 지역망 사업자의 통신망에서 돌아가도록 설계된 3G 버전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이다. 다른 통신망 용으로 출시된 아이폰4 제품은 영향을 받지 않으며 신제품에 속하는 아이패드미니, 아이폰5와도 무관하다.

수입과 판매를 금지당하는 대상이 구형 제품이라 해도 당장 애플 쪽에 타격이 없지는 않다. 애플은 구형 아이폰을 2년 약정시 공짜폰으로 풀어 향후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애플 생태계 입문용 수단으로 써 왔다. 즉 애플은 저가폰을 찾는 사용자를 포섭해 시장 점유율을 키웠던 수단이자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위해 놓았던 징검다리를 잃을 위기다.

ITC 수입 금지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87년 로널드 레이건이 삼성 반도체 관련 특허분쟁에 개입한 사례 이후 없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를 또다른 예외 사례로 만들기 위해 특허 분쟁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관심이 얼마나 늘었을지 가늠하고 있다. 애플이 수입금지를 막고자 워싱턴 정계 로비 중이란 암시다.

포레스터리서치 찰스 골빈 애널리스트는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개입하기로 결정한다면 그 목적은 더 합리적이고 일관된 지적재산 관련 정책을 추구하기 위해 편법적 수단을 배제하려는 노력이 될 수 있다며 한국 회사를 상대로 한 미국 업체를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한편 오는 9일에는 그 역으로 애플 특허를 침해한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 금지 판결이 나온다. 당초 지난 1일로 예고됐는데 조사 종결 시점이 1주일가량 연장됐다. ITC는 지난해 10월 예비 판정에서 갤럭시S, S2, 넥서스, 탭 등이 애플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봤다.

이번에도 이들 제품이 4건중 1건이라도 침해했다고 결정되면 역시 60일간 거부되지 않을 경우 수입 금지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특허 침해 제품으로 목록에 올라간 모델이 전부 현재 판매되지 않고 있어 수입 금지 자체에 따른 타격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