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할당 부당”…손정의, 행정소송 불사

일반입력 :2013/07/30 09:34

정윤희 기자

“낙하산의 폐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총무성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총무성의 2.5GHz 대역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불공정한 정경유착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9일 총무성이 KDDI 계열의 UQ커뮤니케이션즈에 2.5GHz 대역 20MHz폭을 할당한 것에 불복,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재심의와 지난 26일 열린 총무성의 전파감리심의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 등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만약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5GHz 할당 결과는 정말로 유감”이라며 “행정소송이나 이의 제기를 통해 주파수 할당 결정 과정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총무성, 2.5GHz 대역 UQ에 할당

일본은 경매가 아닌 정부의 심의를 거쳐 주파수를 할당한다. 금번 할당 주파수는 2.5GHz 대역 20MHz폭으로 KDDI 계열의 UQ커뮤니케이션즈와 소프트뱅크 계열의 와이어리스시티플래닝(WCP)이 할당을 신청했다. 2.5GHz 대역은 이미 UQ에 30MHz폭, WCP에 20MHz 폭이 할당된 상태다.

총무성은 지난 26일 심의를 거쳐 UQ커뮤니케이션에 2.5GHz 대역 20MHz 폭을 전부 할당했다. UQ는 이를 기존에 보유한 2.5GHz 대역 30MHz와 합해 오는 10월 말부터 하향 최대 속도 110Mbps에 달하는 와이맥스 2+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등을 도입해 오는 2017년에는 1Gbps 이상의 고속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노사카 아키오 UQ 대표는 “총무성이 UQ의 특정 기지국 개설 계획을 인정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새로 할당 받는 20MHz와 현재 사용 중인 30MHz으로 연속 50MHz 광대역 주파수를 이용해 초고속 모바일 브로드밴드 와이맥스 2+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강력 반발…“낙하산 담합”

이에 대해 소프트뱅크는 “낙하산 인사로 인한 담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25일 주파수 심의회가 열리기도 전에 총무성이 2.5GHz 대역을 UQ에 할당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닛케이신문), 심의회 개최는 통상 1주일 전에 통보되는 것이 관례지만 하루 전 결정된 것 역시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당초 총무성이 소프트뱅크에 “WCP와 UQ가 10MHz씩 가져가는 것이 공정하지 않겠냐”고 제안해 10MHz에만 신청했으나, UQ는 20MHz 전체를 신청했다고 폭로했다. UQ에 2.5GHz 대역을 주기 위한 총무성의 의도라는 주장이다.

손 회장은 지난 25일 총무성을 항의 방문해 “WCP가 신청서를 내기 전에 총무성에서 양측에 각각 10MHz씩 할당되면 평등하지 않겠냐고 제안해 10MHz에만 신청했으나, UQ는 20MHz 전체를 신청했다”며 “원래 국민의 자산인 전파의 할당을 밀실에서 몇 명이 모여 요약된 몇 장의 페이퍼만 보고 결정하는 과정 자체가 이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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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의 폐해’라는 비판도 나왔다. 손 회장은 UQ와 KDDI 임원의 실명을 거론한 프로필을 기자들에게 배포한 후 “KDDI는 일본 총무성에서 내려 보낸 낙하산들이 모인 곳”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금번 할당을 담당한 UQ 임원은 얼마 전까지 총무성 전파부장을 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며 “이것이 바로 정경 유착이며 낙하산 인사의 가장 큰 폐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