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주파수 전쟁…손정의, 총무성에 반기

일반입력 :2013/07/26 09:50    수정: 2013/07/26 10:30

정윤희 기자

일본에서 주파수 할당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일본 총무성이 2.5GHz 대역(2625~2650MHz)을 UQ커뮤니케이션즈에 할당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소프트뱅크가 반발하고 나섰다.

내달 주파수 경매를 앞둔 우리나라 상황과 비슷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달 2일까지 경매 참가 접수를 받은 후 적격심사를 거쳐 경매를 실시한다. 이에 KT 노사는 경매안이 재벌만을 위한 안이라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씨넷재팬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가 2.5GHz 대역의 UQ커뮤니케이션즈 할당에 대해 “낙하산의 폐해”라고 주장하며 총무성을 방문해 종합통신기반국장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25일 보도했다.

해당 주파수 대역에는 KDDI 계열의 UQ커뮤니케이션즈 외에도 소프트뱅크 그룹의 와이어리스시티플래닝(WCP)도 할당을 신청했다. WCP는 주파수 할당이 26일 열리는 전파감리심의회에서 심의하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UQ커뮤니케이션즈의 할당이 결정된 듯한 현 상황에 이의를 제기하고 심의회 연기를 요구했다.

또 심의회 개최는 통상 1주일 전에 공개되는 것이 관례지만, 하루 전 결정되는 것 역시 이례적인 사태라는 주장이다. 현재 일본은 경매가 아닌 심의회를 거쳐 주파수를 할당한다.

앞서 닛케이신문은 총무성이 2.5GHz 대역을 UQ에 추가로 할당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2.5GHz 대역은 이미 UQ에 30MHz 폭, WCP에 20MHz 폭이 할당된 상태다. 금번 추가로 할당하는 주파수는 최대 20MHz 폭이다. WCP는 10MHz 폭에만 신청을 한 반면, UQ는 20MHz 폭 전체에 대해 할당 신청했다.

손정의 대표는 “WCP가 신청서를 내기 전에 총무성에서 양측에 각각 10MHz씩 할당되면 평등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며 “그래서 WCP는 10MHz 폭 할당에만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5GHz 대역의 20MHz 폭의 UQ 할당 보도가 나온 직후 서둘러 총무성에 확인을 했다”며 “심의회가 열리지도 않았는데 할당이 정해졌냐고 물으니 총무성이 인정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손 대표는 “원래 국민의 자산인 전파의 할당을 밀실에서 몇 명이 모여 요약된 몇 장의 페이퍼만 보고 결정하는 과정 자체가 이상하다”며 “향후 불복 심판 또는 행정 소송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5GHz 대역의 UQ 할당이 ‘낙하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손 대표는 UQ와 KDDI 임원들의 실명을 거론한 프로필을 기자들에게 배포한 후 “KDDI는 일본 총무성에서 내려 보낸 낙하산들이 모인 곳”이라고 비난했다.

또 “금번 할당을 담당한 UQ 임원은 얼마 전까지 총무성 전파부장을 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며 “이것이 바로 정경 유착이며 낙하산 인사의 가장 큰 폐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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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총무성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면서도 말을 아꼈다. 총무성은 “(2.5GHz를 UQ에 할당한다는) 보도는 닛케이 신문이 쓴 것으로 우리는 모른다”며 “할당 심의가 26일 이뤄지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UQ는 낙하산 인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사실 확인이 어렵다”며 “소프트뱅크가 취한 행동은 무엇을 근거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코멘트 할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