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 인수 임박”…손정의 자신감

일반입력 :2013/06/24 09:37    수정: 2013/06/24 10:14

정윤희 기자

“형세는 역전됐다. 이대로만 진행되면 내달 초 스프린트 인수가 완료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스프린트넥스텔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위성방송업체 디시네트워크가 스프린트 인수제안을 철회하면서 사실상 일본 소프트뱅크의 매입이 유력해졌다.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인수하게 되면 전 세계 가입자 9천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3위 이통사로 뛰어오르게 된다.

손 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재 스프린트 인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인수를 위해 필요한 미국 당국의 승인 4개 중 3개를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인수키 위해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법무부(DOJ),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허가를 받아야한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FCC의 승인과 스프린트 주주총회만을 남겨둔 상태다.

손 회장은 “미국의 인구는 일본의 2.5배, GDP는 2.6배, 휴대폰 사용자 수도 2.5배에 달한다”며 “나는 이 나라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스프린트 인수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플랜B로 미국 4위 이통사 T모바일 USA의 인수도 심각하게 고려했었다”며 일각의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본지 2013.06.10. 스프린트 대신 T모바일?…손정의 ‘플랜B’)

앞서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 201억달러(한화 약 22조원)에 스프린트의 지분 70%를 매입키로 했다. 이후 올해 4월 디시네트워크가 255억달러(한화 약 28조원)을 제시하고 나서면서 인수 경쟁이 벌어졌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1일 인수 제안액을 216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금액 자체는 디시네트워크보다 적지만 현금비중을 기존 121억달러에서 166억달러로 끌어올려 주주들에게는 이득이다. 스프린트 이사회는 이 제안에 만장일치로 소프트뱅크의 손을 들어줬고, 디시네트워크는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스프린트 주주총회 표결은 오는 25일 열린다.

손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버라이즌, AT&T 등과 정면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보다폰 재팬을 인수했을 때보다는 스프린트의 경쟁 환경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05년 보다폰 인수 당시 사용자 수뿐만 아니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지속 하락했던 반면 스프린트는 바닥을 치고 반전하는 상황”이라며 “반등 직후가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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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시 보다폰의 단말기는 두껍고 개구리 같았고 일본에서 플래티넘 밴드를 손에 넣기까지 6년의 세월이 걸렸다”며 “스프린트는 아이폰, 갤럭시, HTC, 모토로라 등 매력적인 단말기를 이미 팔고 있으며 850MHz의 플래티넘 밴드도 보유해 내달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는 가입자 수가 버라이즌, AT&T에 비해 약 절반이지만, 소프트뱅크에 인수됨으로써 단말기 조달 능력이 상승할 것”이라며 “전체 그룹 가입자 9천710만 회선 규모의 장점을 살려 연간 2천~3천억엔의 설비투자, 운영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