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큰 꿈을 가져라”

변광준 앱센터운동본부장

일반입력 :2013/07/27 09:51    수정: 2013/07/27 14:16

이유혁 기자

모든 지원서는 영문으로 작성, 최종 발표도 영어로 진행,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자와 멘토링. 시작부터 끝까지 글로벌이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스타트업’ 내용이다.

스타트업 붐이 일면서 정부 부처와 주요 기업들은 너도나도 스타트업 육성에 힘 쏟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스타트업 지원 기관이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앱센터운동본부(이하 앱센터)다.

지난 25일 서울 역삼동 청년창업지원센터 디캠프에서 변광준 앱센터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스타트업을 이끌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변 본부장이 해외 진출을 장려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 만큼 해외로 나가기 좋은 시기가 없다”는 것이다.

변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이 주류가 됐다며 현재 세계 공통 플랫폼인 앱을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갖춰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앱 개발은 스타트업의 주류 사업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웹기반 서비스는 급속히 모바일로 이동하는 추세다. 변 본부장은 앱은 모든 서비스의 기반 플랫폼으로 자리잡았기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앱을 개발할 수 있는 주변 환경도 개선됐다. 스타트업 붐과 함께 정부가 다양한 정책과 지원책을 쏟아냈다. 지난 4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인터넷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4대 지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요 기업들도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발 벗고 나섰다.

■K스타트업,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에 역점

앱센터 주력사업인 K스타트업은 변 본부장의 의지를 그대로 담았다. K스타트업은 구상단계부터 해외 진출에 초점을 맞춰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이 해외 기업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실무자 멘토링을 통해 역량을 강화시키고 해외 네트워크 만들어 주는 게 이 사업의 주요 목적이다.

앱센터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업 네트워크라고 봤다. 변광준 본부장은 “국내 스타트업은 높은 기술력을 가졌지만 그동안 네트워크 부족으로 해외 진출이 어려웠다”며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란 고민에서 시작해 그 해결책을 제시한 게 K스타트업”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앱센터는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실리콘밸리 젊은 창업자들을 멘토로 유치하는 등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중점을 둬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런 가운데 1기 프로그램을 통해 센텐스랩 같은 회사가 해외 매체를 통해 알려지는 성과도 얻었다.

최근에는 K스타트업 2기 지원이 마감됐다. 1기 프로그램에서 도출된 미흡한 점을 보완해 육성 프로그램을 새로 짰다.

2기 프로그램은 2~3명의 멘토가 수 주에 걸쳐 멘티를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멘토는 테마별로 지원한다. 테마는 마케팅, 법률, 비즈니스, 이용자 경험(UX), 투자, 프로덕트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이를 통해 좀 더 집약적인 스타트업 육성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게 앱센터의 계획이다.

■아쉬운 스타트업 생태계, 그래도 꿈 꿔라

앱 개발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고 생태계가 개선됐다고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 변광준 본부장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 수만 늘어난다면 시장은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변 본부장은 가장 미흡한 부분으로 인수합병을 꼽았다. 자본력을 가진 기업이 유망한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풍토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스타트업 사업 영역에 진출할 때 자체 개발에 나선다. 시장에 발전 가능성 있는 앱이 스타트업의 이름으로 출시되면 내부에서 직접 개발해 뛰어든다. 결국 대기업과 경쟁관계에 놓인 스타트업은 자본의 힘에 사라지고 시장도 커지지 못하고 만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스타트업이 경쟁력을 갖춘 뒤 대형 IT헙체에 수억, 수조원에 인수되고, 스타트업 창업자는 그 자본으로 또 다른 시도를 시작한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자본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변 본부장은 “대기업은 사업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해당 스타트업을 인수합병 해야 한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스타트업들도 환경만 탓할 게 아니라 기본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이용자도 스타트업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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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스타트업 생태계가 완벽히 조성될 수는 없다. 미흡한 점도 많고 속도도 더디지만 환경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때문에 환경만 탓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스스로 경쟁력을 찾는 게 중요하다. 변 본부장이 강조하는 것도 이 점이다. 그는 “스냅챗의 경우 스스로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페이스북과 경쟁에서 자신의 시장을 지켜냈다”며 경쟁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도전하는 스타트업에게 “어떤 아이디어든 괜찮은 서비스로 성장시키려면 사람이 중요하다”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한다면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도전 정신과 팀워크,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해외 사업에 도전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