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좀 친다는 사람들, 이 게임에..."

일반입력 :2013/07/25 15:58    수정: 2013/07/25 19:07

남혜현 기자

'골프스타'가 구글 플레이에 들어왔다. 지난 4월,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됐을 땐 나흘만에 7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기 게임이다. 온라인 골프스타는 이미 수많은 마니아들이 즐긴 대표 스포츠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개발업체인 컴투스가 모바일 골프스타에 거는 기대는 크다. 구글 플레이에서 '골프'로 검색하면 500개의 결과물이 나온다. 그런데 그중 '빵' 터진 골프 게임은 없다. 정교한 3D 그래픽으로 '리얼리티'를 강조한 골프 게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온라인에서 성공을 맛본 컴투스가 또 한 번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온라인부터 모바일까지, 골프스타를 기획하고 만들어낸 안치완 개발본부 차장을 지난 23일 컴투스 회의실에서 만났다. 안드로이드 버전 공개를 이틀 앞두고, 그는 모바일 골프스타는 완전히 새로 태어난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골프게임에 올인한지 6년, '골프스타 달인' 안치완 차장이 털어놓는 개발 이야기는 꽤나 흥미로웠다.

모바일 골프스타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온라인 버전과 유사한 경험을 주되 전혀 다른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남들은 단순히 온라인 버전을 모바일로 옮겨 놓은 줄 아는데, 그런 소리를 듣는게 정말 싫었어요.

같지만 다른, 불가능할 것 같은 도전의 열쇠를 안 차장은 버리는 것에서 찾았다. 그는 모바일 골프스타를 개발하면서 가장 고심한 부분은 어떤 것을 버려야 하나였다라고 털어놨다.

고민이 많았어요. 어떤 것을 빼야 하는지요. 길드나 투어 시스템 같은 경우 온라인에선 큰 호응을 받았지만 모바일로 옮기기엔 덩치가 너무 컸거든요. 대신 모바일에 맞도록 간단한 기능을 추가 했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릿이란 단말 환경을 최대한 고려하면서 게임성을 잃지 않게 하는데 초점을 뒀어요

그래픽 등 게임 완성도 부분도 안 차장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온라인 만큼의 그래픽 수준을 유지하려다 보니 최적화가 힘들었다. 그런데 최적화가 안되면 이용자들의 눈에 금방 거슬리는 부분이 생긴다. 때문에 안 차장을 비롯한 개발진은 모바일에서 빠른 그래픽 속도를 위해 골프스타의 게임 엔진을 바꿨다. 주요 캐릭터같은 세밀한 부분부터 코스, 조작법 등 여러 분야에 변화를 줘야 했다.

온라인 이용자들이 모바일에서 골프스타를 하는 경우도 많으니 경험을 비슷하게 유지시키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개발을 하면서 꼭 똑같은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나오더라고요. 온라인은 마우스로 조작하지만 스마트폰은 터치로 캐릭터를 움직여야 하잖아요? 모바일에 맞춰 게임을 최적화 하는데 신경 썼어요

이렇게 완성된 골프스타는 앞서 지난 4월, 북미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먼저 출시됐다. 이후 안드로이드 버전이 해외 출시된 6월까지 두 달간 골프스타는 또 크고작은 변화를 거쳤다. 이번엔 이용자들의 사용 후기 때문이다. 안 차장은 '막상 게임을 올리고 나니까 이용자들이 여러 의견을 주더라라고 말했다.

온라인과 달리 움직이면서 해야하는 스마트폰 게임이라, 중간에 접속이 끊길 때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을 받았어요. 갑자기 서버에서 튕기는 사태가 일어나면 같이 게임하는 친구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인공지능(AI)이 대신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었죠. 길드나 투어 시스템을 모바일에서도 원하는 이용자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이 시스템을 모바일에 맞춰 집어 넣을 생각입니다.

골프스타를 만들며 제주, 거제, 가평 등 국내 주요 골프장을 답사 다녔던 기억도 떠올렸다. 실제로 그의 골프 실력은 수준급이다. 박지영 컴투스 대표가 참여하는 사내 골프 동아리에도 그는 꾸준히 참여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안 차장은 게임 속 캐릭터의 의상, 골프채 등 아주 작은 부분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물론, 이같은 노력이 골퍼들의 골프스타 사랑을 이끌어낸 원동력이기도 하다.

골프스타 이용자들은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나뉘어요. 진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경우 캐릭터의 의상으로 청바지나 하이힐을 절대 고르지 않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히어로 복장 등 독특한 아이템을 선호하는 것과는 구분돼요. 두 이용자를 모두 만족시키려면 양측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파악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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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차장은 현재 7개로 운영되는 모바일 골프스타 코스를 계속해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업데이트에는 이용자들의 의견이 필수다. 각종 앱스토어에 쏟아진 의견들이 지금의 모바일 골프스타를 만들고 있음을 그는 재차 강조했다.

안드로이드 버전 골프스타는 25일부터 국내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앱스토어에서도 물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다만, 아이폰3GS와 아이패드1, 갤럭시S에선 이용이 불가능하다. '퀄리티'를 위한 과감한 포기다. 자체 게임 플랫폼인 '컴투스 허브 2.0'을 탑재했다. 페이스북 아이디와 연동된다. 내 페북 친구 중 누가 골프스타를 하는지 확인하고,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