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할당을 둘러싼 이동통신3사 비방전이 각사 노동조합 싸움으로 비화됐다. 전날 KT와 SK텔레콤 노조가 각각 성명서를 낸데 이어 LG유플러스 노조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LG유플러스 노조는 3일 입장자료를 내고 “KT가 노조 성명서와 신문 광고로 특혜를 가리려하고 있다”며 “특혜를 국민 편익이라고 호도하는 KT, 이제 특혜의 우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의 주파수 할당방안은 KT 인접대역을 포함시켜 경매 과열과 경쟁 왜곡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혜를 감추기 위해 노조를 앞세워 성명서와 신문광고 1면을 도배하는 KT의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8GHz 및 2.6GHz 주파수 할당 방안을 ‘복수플랜 혼합경매’ 방식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는 ‘KT 인접대역이 포함된 밴드플랜과 포함되지 않은 밴드플랜을 복수로 제시하고, 혼합방식의 경매를 통해 입찰가가 높은 밴드플랜과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안’이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지금까지 KT는 독점기업으로 100여년 동안 특혜를 누려왔다는 걸 망각한 채 경쟁사 흠집 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대거 영입된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경영진과 노조는 모든 사안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국민의 눈을 현혹시켜 통신시장의 앞날이 암담하기만 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또 “KT가 인접대역이 할당 후보대역으로 포함되는 특혜를 특혜로 인정하지 않고 재벌 운운하며 인접대역을 거져 달라는 ‘특혜 이상의 특혜’를 요구하고 있다”며 “노조의 광고에서는 목숨을 건 투쟁, 최악의 사태를 운운하며 정부를 상대로 협박까지 하고 있는 등 용인할 수 없는 작태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T 인접대역 확보에 대해서는 특혜로 인한 통신시장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수도권 LTE 광대역 서비스 즉시 개시로 통신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유린하고 산업발전과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KT가 주파수 할당방안이 확정되자 불량주파수라고 주장해왔던 900MHz 대역에서 LTE-어드밴스드(LTE-A)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도 지적했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유무선 인프라가 세계 최강인 통신공룡 KT가 경쟁사를 재벌로 운운하며 담합시비를 제기하는 것은 특혜를 위장하려는 전술에 불과”하다며 “작게나마 경쟁의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무위로 돌리려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금은 통신3사 모두가 대한민국 ICT 산업 전반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호도하고 재벌운운하며 LG유플러스 구성원들의 피와 땀,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KT 노조는 전날인 2일 성명서를 내고 “미래부의 주파수 할당정책을 접하고 분노를 넘어 생존의 위협을 느꼈다”며 “정부의 주파수 할당 정책은 통신재벌에게 국민기업 KT를 고스란히 바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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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요 중앙 일간지 및 경제지 1면 하단에 ‘대통령께 호소합니다. 재벌의 주파수 돈잔치에 서민은 등이 휩니다’는 제목의 의견 광고를 게재했다. 3일에는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SK텔레콤 노조는 “경쟁사를 재벌 운운하며 담합시비를 제기하는 것은 ‘낙인효과’를 통해 경제민주화를 위장하고 반(反)기업적 사회정서에 편승하려는 KT의 꼼수”라며 “주파수 정책을 이전투구의 장으로 만든 장본인인 KT는 자숙하고 ICT 산업을 위한 최선의 주파수 정책이 무엇인지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