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티브로 본 초고해상도 윈도 미래는?

일반입력 :2013/07/01 09:29    수정: 2013/07/02 09:40

삼성전자 컨버터블PC '아티브Q'와 울트라북 '아티브북9 플러스'가 윈도PC 초고해상도 전쟁의 포문을 열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연내 출시될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8.1이 레티나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애플 맥북프로의 OS X처럼 고해상도에 대응하는 신기능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맥북 레티나디스플레이를 능가하는 인치당화소(ppi)로 한층 선명하고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티브Q와 아티브북9 플러스는 지난달 20일 영국 런던서 열린 '삼성 프리미어 2013'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들은 13.3인치 크기 화면에 3200x1800 화소를 담은 275ppi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일명 'QHD+')로 눈길을 끌었다. 현존 최고해상도 화면을 자랑하는 이 제품은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우리나라와 세계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윈도에서 해상도가 늘어나면 더 많은 문자, 이미지, 프로그램 창을 띄울 수 있다. 화면 요소들이 차지해야 하는 화소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는 것도 이와 같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의 13.3인치 레티나디스플레이 맥북프로는 2560x1600 화소로 227ppi를 표시한다. 지난달 애플이 경량 제품 '맥북에어' 13.3인치 신형도 내놨으나 레티나디스플레이를 안 넣었다. 결과적으로 맥북에어 화면은 아직 1440x900 화소, 128ppi다. 제품의 배터리 용량, 무게, 두께 조율이 필요한 탓으로 알려졌으나, 레티나 탑재는 시간문제로 비친다.

사실 과거 윈도PC들은 200ppi를 넘어가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쓸 수 없었다. 윈도 OS 특성이 크기에 제약이 있는 노트북의 경우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넘어가는 데 걸림돌이었다.

애플 OS X은 해상도가 높아져도 아이콘, 메뉴와 창, 글씨 등 화면요소가 눈에 보이는 크기를 유지해 주는 기능이 있다. 반면 윈도에서 해상도가 늘어나면 눈에 보이는 화면요소 크기가 반비례해 줄어든다.

화면이 작은데 해상도가 높으면 콩알같은 아이콘과 깨알같은 글씨가 표시돼 PC를 다루기 어려워진다. 윈도 OS가 고해상도에 맞춰 화면요소를 늘려주는 기능(스케일링) 지원에 취약했다. 시판되는 모니터가운데 레티나디스플레이같은 해상도를 제공하는 제품의 화면크기는 27인치로 면적이 노트북화면의 4배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곧 시판할 아티브Q나 아티브북9 플러스가 초기 사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어렵게 만들 위험도 있다.

MS는 취약한 화면 스케일링 기능 문제를 윈도7 그리고 윈도8 데스크톱 환경에까지 끌어 왔다. 일부 사용자들은 윈도8 출시와 함께 이 상황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개발, 지난해 출시한 윈도8 등장 이슈가 경쟁사인 애플이 맥북프로에 레티나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에 맥북프로에 '패러렐즈'나 가상머신(VM) 구동 프로그램으로 윈도를 깔아 쓰는 사용자들의 기대가 적잖았다.

레티나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맥북프로 기본 환경은 아이콘 등 화면요소 크기가 평범하지만 그 OS X에서 가상화된 윈도 시스템은 실제로 손톱만한 아이콘과 점같은 글씨를 표시한다. 일부 가상화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윈도VM의 해상도 조정 기능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맥북프로에서 VM으로 윈도를 쓰거나 윈도PC에 비범한 고해상도 모니터를 쓰는 몇몇 사용자들은 윈도 제어판의 화면요소 조정기능 '텍스트 및 기타 항목 크거나 작게 만들기'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 기능으로는 모든 윈도 화면에 나타나는 요소의 크기를 최적화할 수 없거나, 다중 모니터 연결시 각 장치에 맞는 스케일링을 지정할 수 없거나, 타 업체가 만든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생각지 못한 문제를 일으키는 등 완성도와 안정성이 떨어졌다. 이는 애초에 OS X용 하드웨어(HW) 종류를 제한할 수 있는 애플에 비해 윈도OS가 다루는 HW의 경우의 수가 훨씬 많기에 빚는 현상이다.

지난달 MS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내비쳤다. 윈도8.1 업데이트를 통해서다. 아직은 시험판이라 불완전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하반기 등장할 정식판에서는 MS가 더 높은 ppi 화면 노트북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에 맞춰 제조사들이 고해상도 윈도 노트북과 태블릿을 선보일 수도 있을 전망이다. 대신 그보다 먼저 시판될 삼성전자 아티브Q와 아티브북9 플러스는 초기 사용자들의 불만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장차 윈도8.1 환경은 기존 윈도7과 윈도8의 '텍스트 및 기타 항목 크거나 작게 만들기'보다 더 편리한 해상도 최적화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해당 설정 구역에 선택상자로 추가된 '내 디스플레이에 맞는 스케일링 수준 선택(Let me choose one scaling level for all my displays)' 항목이다. 이는 윈도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화면해상도 조정에 알맞은 배율을 찾아 보여주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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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윈도8.1에서는 화면해상도 조정을 위해 적용한 배율을 아이콘과 시스템 메뉴의 문자열과 이를 감싸는 창틀과 그 위에 붙는 메뉴 등에 별개로 적용해 어색함을 줄이는 접근방식을 택했다. 이 경우 윈도 창틀같은 시스템 요소를 1.5배로 늘리고 그 안에 보여지는 아이콘과 폴더 크기는 1배로 유지하는 식의 설정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 개발자들에게 배포되고 있는 윈도8.1 시험판에 구현된 이 기능은 미완성 단계로 알려졌다.

다만 윈도8.1 스케일링 기능은 타 업체에서 만든 데스크톱용 윈도 프로그램을 표시할 때 조화롭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작 화면이나 윈도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앱을 쓸 때는 기존 데스크톱의 문제가 없는 '모던UI' 환경을 접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불편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데스크톱 상태에서는 일부 프로그램의 구성요소 테두리가 번진듯한 모양을 취하고, 일부는 또렷한 경계를 보이나 전체 요소 비율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