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Gogo)’라는 미국 기업의 주가는 지난주에 무려 15%나 폭락했다. 항공기 탑승객에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기업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미국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29일 고고가 제공하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소개했다.
고고의 서비스는 1일 이용권을 14달러에, 특정 항공사 월간 이용권은 34달러에, 전 항공사 월간 사용권은 42달러에 제공된다. 비교적 합리적으로 보이는 가격이지만, 고객들은 외면했다. 여기에는 고고가 숨기고 있는 문제점과 더불어, 고객들이 아직 ‘돈을 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우선 고고는 한 비행편 당 200명 이상이 접속할 수 없다는 점을 숨겼다. 최근 대표적인 여객기인 A380의 평균 정원이 500~600명인 점을 감안하면 모든 승객이 이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자연스레 와이파이 인터넷 속도가 매우 느려질 수 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이를 ‘달팽이가 기어가는 정도로 느린 속도(snail-slow service)’로, 기내에 와이파이 신호를 제공하는 신호기가 176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TMF어소시에이션 대표인 팀 파라는 다른 이유를 제시한다. 와이파이 서비스 시장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수 년간 와이파이 서비스 시장은 무료 제공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며, 특히 일부 공항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와이파이 서비스 때문에 고고의 유료 모델이 고객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고고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긴 적이 없다. 현재 델타항공의 미국 국내선 170편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 업체는 연말까지 국제선을 포함해 1천550편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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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고고는 여전히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작은 규모나마 꾸준히 성장을 이어 온 것과 더불어, 최근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1만피트 이상의 고도에서도 태블릿PC 등 일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스몰 고고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연결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는 만족할 줄을 모르고 커지고 있으며, 비즈니스 목적으로 출장 가는 이들의 업무상 수요 또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