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3G 휴대폰이 최초로 공개됐다.
24일 지디넷코리아는 북한이 중국 심천에서 전자제품위탁생산(EMS) 방식을 통해 생산하고 고려링크를 통해 판매하는 3G 휴대폰 제품 실물 사진을 입수했다.
해당 제품은 3G 모델로 영상통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은 바 형태로 상단에는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이, 하단에는 한글 사용이 가능한 키패드가 위치해있다. LCD 화면 아래에는 고려링크 로고가 삽입돼 있으며 방향키 혹은 확인버튼으로 추정되는 중앙에 위치한 버튼에는 고려링크 로고인 천리마가 그려져있다.
해당 제품의 구체적인 모델명이나 판매가격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제작된 후 북한으로 반입돼 고려링크 대리점과 체신성 산하의 전신전화국 또는 우편국 등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광둥지역을 중심으로 미디어텍 등 저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해 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휴대폰 생산하는 업체들이 다수 자리잡고 있는데 북한이 이를 통해 제작한 샘플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제조사 제품이 아닌 북한이 자체 제작한 제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3G 통신망을 사용하는 휴대폰 가입자수는 2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나기스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이 언급했던 숫자인 150만명에 비해 넉 달 만에 50만명이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08년 말 북한 내에서 휴대폰 사업이 재개된 이후 가입자 수는 2009년 9월 10만명, 2011년 5월 50만명, 2011년 말 95만명, 지난해 2월 100만명, 같은해 11월 150만명 등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링크는 2008년 에집트의 오라스콤 텔레콤이 북한의 체신성과 손잡고 만든 북한의 유일한 이동통신사다. 북한은 지난 2002년 11월 일반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휴대폰 사용을 허용했지만 2004년 4월 용천역 대폭발 사건 이후 그 해 6월부터 휴대폰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이후 지난 2008년 이집트 통신사인 오라스콤텔레콤은 북한에 3G 이동통신망을 구축했고 북한 체신성과 합작사인 고려링크를 설립해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링크 지분 중 75%는 오라스콤이, 나머지 25%는 북한 체신성이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아직 북한 주민들의 휴대폰 사용은 엄격하게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링크 휴대폰으로는 국내 음성통화만 가능하면 국제전화는 제한된다. 데이터 사용 역시 북한 정부가 운영 중인 일부 웹사이트에만 접근이 가능하도록 제한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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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유통되는 휴대폰은 주로 중국 수입 제품이나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중국 ZTE에서 만든 3G 휴대폰인 F160이 처음으로 국내에 반입돼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중국 CCTV 보도에 따르면 F160 외에 ZTE E850, F955, T95 등 제품이 유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일랜드 웹분석 업체 스탠카운터에 따르면 일부 계층에서는 삼성전자, 애플, 노키아, HTC 등 제조사에서 만든 스마트폰도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타이완 HTC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