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S 스마트폰 급성장 "말 한마디면 뚝딱"

일반입력 :2013/06/12 15:18    수정: 2013/06/12 15:37

정현정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도 전자제품위탁생산(EMS)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이를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자리잡는 분위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광둥 지역을 중심으로 제조사들이 주문한 사양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화이트박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를 겨냥한 부품 업체들의 공세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광둥 지역에는 수백 개의 화이트박스 업체들이 주문자상표부착(OEM), 제조업자생산(ODM) 방식은 물론 자체 브랜드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조사들이 디자인과 스펙을 정해서 최소수량을 주문하면 스펙에 맞춰서 스마트폰을 조립해주는 방식이다.

부품업체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베이스밴드칩 등 핵심부품부터 사용자인터페이스(UI)나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레퍼런스 디자인과 기술지원까지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턴키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빠르면 1개월에서 평균 3~4개월 정도면 제품 설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주 타이페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3에서 지난주 중국 선전을 방문했더니 화면크기와 두께 등 원하는 사양을 주문하면 금새 완제품을 제작할 수 있었다면서 이제 더 이상 하드웨어 사양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업체가 타이완 팹리스 업체 미디어텍이다. 미디어텍은 2G 피처폰 시절부터 이 같은 턴키 방식 서비스를 제공해 '산자이폰의 아버지'로 불린다. 중국 내 피처폰의 90%가 미디어텍의 플랫폼을 사용했을 정도다. 미디어텍은 지난 2010년 말 처음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한 프로세서를 출시한 이후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용으로 사업구도를 재편하면서 이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피처폰 시절부터 구축한 인프라를 통해 고객층을 확보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가격 경쟁력과 플랫폼 완성도 측면에서도 경쟁사 대비 월등하다는 평가다. 현지 제조사 입장에서도 해외 업체에 비해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물류가 편리하다는 점도 강점을 가지는 부분이다.

실제 이전까지 스마트폰 제조 경험이 전무했던 레노버가 지난 2010년 중국에서 첫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11.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발돋움한 데에도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미디어텍은 레노버에 베이스밴드와 AP 통합칩을 공급하면서 안드로이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모든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퀄컴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중고가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했던 퀄컴은 지난해 미디어텍과 유사한 QRD(Qualcomm Reference Design)를 출시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와 함께 퀄컴 플랫폼 기반 중저가 스마트폰 프로세서인 MSM7227A와 MSM8255도 출시하는 등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함께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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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이 중심인 국내에서는 관심이 덜하지만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진입을 노리는 업체들의 경우 인프라와 기술력이 취약한 경우가 많아 상당한 수요가 있다면서 미디어텍이 해당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 돈으로 1천500위안(약 30만원) 미만 스마트폰 시장 규모 증가율이 높다. 중국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만원 이하 저가형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전체 휴대폰 시장의 16.5%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