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3)에서 첫 선을 보인 애플의 차세대 운영체제(OS) iOS7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iOS7 베타1 버전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배포된 이후 각계각층에서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iOS7은 iOS 발표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디자인과 사용자인터페이스(UI)의 전면적인 개편이 있었다. 이와 함께 크고 작은 기능들의 개선도 이뤄졌다.
기자가 지난 11일부터 약 일주일 간 iOS7 베타버전을 직접 써봤다. iOS7의 첫 느낌은 “심플해지고 예뻐졌네”였다. 기존 iOS6에 비해 전반적으로 디자인이 깔끔해지고 색상도 한층 밝아졌다. 아이폰5 화이트 모델에 적용하니 더욱 화사한 느낌이 든다.
■화사해진 iOS7, 새 폰을 산 느낌
전반적인 인터페이스에서는 우선 역동적인 느낌이 더해졌다. 움직이는 형태의 바탕화면은 자이로센서로 움직임을 인식해 상하좌우로 아이폰을 기울이는 방향에 따라 움직인다. iOS6에서는 고정돼 있었던 시계 아이콘은 초시계가 움직이면서 현재 시각을 가리키고 충전케이블을 연결하면 충전표시등이 깜빡인다. 많은 이용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변화다.잠금화면을 ‘밀어서 잠금해제’ 방식으로 활성화 시키는 것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슬라이드바가 없어지고 화면 전체를 오른쪽으로 밀면 활성화가 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웹브라우징이나 설정 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도 화면전체를 쓸어넘기는 것만으로 뒤로가기, 앞으로가기 기능을 실행할 수 있게 되면서 편의성이 높아졌다.
기존 실행화면 맨 왼쪽에 위치했던 스포트라이트 검색 기능은 아예 숨김 형태로 변했다. 아이콘 정렬 화면을 가볍게 아래로 끌어내리면 검색창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연락처, 이벤트, 메시지 등을 검색할 수 있다.
대기화면에서 가장 큰 변화는 안드로이드의 ‘토글’과 유사한 제어센터 기능의 신설이다. 화면을 위로 쓸어올리면 제어센터가 나타나며 이를 통해 비행모드와 방해금지모드,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을 간단히 설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와이파이를 끄고 켜려면 설정에 들어가서 하나하나 조작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제어센터 신설로 이러한 번거로움이 사라졌다.이 밖에도 음악재생 제어, 화면 밝기조절, 볼륨조절, 에어드롭 실행을 제어센터를 통해 편리하게 설정할 수 있게 됐다. 하단에는 손전등, 시계, 계산기, 카메라 등 아이콘이 있어서 원터치로 실행이 가능하다. 자주 쓰는 손전등 같은 기능의 경우 기존에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켜야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이 역시 한 번의 터치로 실행할 수 있게돼 편리하다.
멀티태스킹 관리도 한결 수월해졌다. 기존처럼 홈버튼을 두 번 누르면 멀티태스킹 관리 화면이 나타나는데 아이콘을 길게 눌러 아이콘을 삭제하는 것으로 멀티태스킹을 종료하던 기존 방식에서 실행 중인 애플리케이션을 위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변경됐다.■천지인 자판도 OK…곳곳에 큰 변화
한국 사용자들에게 반가운 소식 중 하나는 아이폰에서도 ‘천지인’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키보드 설정에서 한국어를 클릭한 후 표준과 10키 중 10키를 선택하면 천지인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두 개를 모두 선택하면 쿼티 자판과 천지인 자판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쿼티자판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는 매력도가 떨어지지만 오랫동안 사용한 천지인 자판 때문에 아이폰 사용을 꺼렸던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만하다.‘에어드롭’ 기능도 iOS7에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 없이도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통해 주변 애플 이용자들과 사진이나 연락처 등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준다. 에어드롭 기능은 하단에 위치한 제어센터에서 켜고 끌 수 있다.
카메라 기능도 업그레이드 됐다. iOS7의 기본 사진 애플리케이션은 아이포토(iPhoto)와 유사한 그룹핑 기능을 제공해서 사진을 촬영한 시점과 장소별로 자동으로 분류해준다. 카메라에는 기존 16:9 비율과 함께 인스타그램용 정사각형(1:1) 촬영모드가 추가됐다. 필터 기능도 추가되서 9가지 효과를 사진에 적용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촬영 후에도 적용을 해제할 수도 있도록 했다.■베타는 베타일뿐...정식버전 기다려
iOS7에는 이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 중 하나인 음성메모가 자취를 감춰 의문을 자아냈다. 하지만 설정 메뉴에 사용내용에 들어가면 com.apple.VoceMemo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한다는 점에 비춰 정식 업데이트 버전에는 포함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캘린더 기능은 전반적으로 기존에 비해 사용성에 있어 아쉬움이 느껴진다. 기존 캘린더에는 날짜마다 일정 유무가 점 형태로 나타나 한 눈에 파악이 가능했지만 iOS7에서는 날짜마다 저장된 일정을 일일이 확인해야 알 수 있다.대신 상단바에 위치하 알림센터에서 캘린더에 저장된 일정을 요약해서 볼 수 있게 되면서 불편함을 다소 해소할 수 있다. 상단바를 내리면 “캘린더에서 다음 일정은 OOO 입니다(오후 O시)”라고 안내해준다. 내일은 몇 개의 이벤트가 저장됐는지, 첫 번째 일정이 몇 시에 시작되는지 안내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홈버튼을 길게 누르면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가 실행된다. 시리의 디자인 역시 전체 테마에 맞춰 투명해지고 심플해진 점이 눈에 띈다. 하단에는 입력되는 음성을 인식해 음파 모양으로 표현해주는 디자인이 생겼다. 하지만 시리 목소리가 기존 iOS6 대비 발음이 딱딱해지고 기계 느낌이 강하게 드는 점은 아쉬움을 준다.베타버전인 만큼 안정성 부분에서도 아쉬움은 존재한다. 초기 발열과 배터리 소모 문제는 감수해야할 부분이다. 이밖에 베타 버전의 불안정성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충돌 현상이나 튕김 현상, 재부팅 등도 간혹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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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7으로 업데이트한 이후 별다른 기능을 실행하지 않아도 간단한 웹브라우징과 배터리 충전 시에 손바닥이 뜨거워질 만큼 많은 발열이 발생했다. 이용자들은 사진, 음악 등 각종 자료를 재배치하는 인덱싱 작업이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추측하고 있다. 업데이트 후 며칠이 지나면 발열 문제는 완화되는 편이다.
iOS7은 아이폰4, 아이폰4S, 아이패드2, 레티나 아이패드, 아이패드 미니, 아이팟터치 5세대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정식버전은 올 가을 애플 신제품과 함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