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무리한 시작페이지 유인 유치

메신저 업데이트에 고지 없이 이용자 유인

일반입력 :2013/05/29 12:05    수정: 2013/05/29 19:42

전하나 기자

직장인 정영희㉚씨는 업무 회의용으로 매일 같이 쓰고 있는 네이트온에 최근 불만이 많아졌다. 한 달에도 몇 차례씩 업그레이드를 하라는 알림창이 뜨기 때문이다. 잦은 업데이트 때마다 자동으로 포털 네이트가 시작페이지로 설정되는 것이 특히 불편하다. 정씨는 “업그레이드를 한다고 해서 특별한 기능이 개선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시작페이지 변경을 일부러 유도하려는 꼼수같다”고 말했다.

네이트가 제대로 된 고지 없이 이용자들의 인터넷 시작페이지 변경을 유도해 빈축을 사고 있다. 메신저 업데이트 때 열리는 창의 ‘다음’ 버튼을 이용자가 무심결에 누른다는 점을 노려 네이트를 인터넷 시작페이지로 바꾸거나 검색 기본값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네이트온에서 시작페이지 보호를 해제하지 않으면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서 이를 되돌리기도 어렵다.

현재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네이트온 시작페이지 삭제’에 대한 다양한 웹문서와 블로그 글들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 정씨와 같은 불만을 품었다.

얼마 전부터는 이용약관창에서 ‘네이트를 시작페이지로 설정’ 체크상태를 해제하면 ‘두 번째 시작페이지로 설정’ 버튼에 자동 체크가 되는 방식도 추가됐다. 이같은 전략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네이트온의 두번째 탭 시작페이지 점유율은 네이버, 다음 등 경쟁사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코리안클릭의 최근 주간 조사(5월20일~26일)에 따르면 네이트의 두번째 탭 시작페이지 점유율은 44.75%로 네이버(20.81%), 다음(17.53%) 보다 최소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반면 첫번째 탭의 경우 3.43%에 그쳐 네이버(54.34%), 다음(30.75%)보다 낮다.

이처럼 네이트가 시작페이지 설정을 무리하게 유치하는 이유는 인터넷 사용자가 시작페이지로 정하는 웹사이트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다는 속성 때문이다. 시작페이지는 이용자들이 브라우저를 실행할 때 만나는 첫 접점으로 실제 트래픽 유입량과 검색점유율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기사

업계 관계자는 “시작페이지 점유율은 국내 포털들의 가장 큰 수입원 중 하나인 검색광고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포털사들은 인터넷 도입 초기부터 시작페이지 점유 경쟁을 펼쳐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객의 확실한 동의 없는 시작페이지 변경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네이트 운영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측은 “네이버, 다음, 줌 등 경쟁사도 툴바나 보안툴 설치시 시작페이지 설정을 유도하고 있다”며 “시작페이지 강제 유도는 네이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이어 “이용자 민원은 수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