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생명 구한 3D프린팅

일반입력 :2013/05/24 10:07    수정: 2013/05/24 15:39

손경호 기자

3D프린팅 기술이 아기의 생명을 구했다. 선천성 기도 장애를 앓고 있는 아기를 위해 제작된 맞춤형 기도 부목을 만든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씨넷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재된 '3D프린터로 만든 생분해성 기도 부목(Bioresorbable Airway Splint Created with a Three-Dimensional Printer)'이라는 게시글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카이바 지온프리도라는 이름을 가진 생후 2달 된 아기는 '기관지연화증(tracheobronchomalacia)'을 앓고 있었다. 이는 기도 장애를 일으키는 선천성 질환으로 기침을 하거나 숨을 쉬는 동안에도 기도가 약해서 기도벽이 무너져 내리는 증상을 유발한다. 결국 호흡곤란으로 산소호흡기를 쓰게 된다. 이는 2천200명의 아기 중 1명에게서 나타나는 질병으로 지온프리도의 경우는 그 증세가 심했다.

이에 미국 미시간 대학 소아 이비인후과 전공 글렌 그린 박사와 생명의학 및 기계공학 전공 스콧 홀리스터 박사가 공동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아기의 기도 구조를 CT,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등으로 분석한 뒤 생분해성 소재(polycaprolactone)를 사용해 3D프린팅 기술로 맞춤형 기도 부목을 만들었다. 이 부목은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 3년 이내에 생분해 되도록 설계됐다.

이 구조물은 마치 진공청소기에 사용하는 호스처럼 생겼다. 아기의 기도가 손상되지 않도록 강하면서도 유연한 부목을 만든 것이다.

지난해 1월 미시간 대학 C.S.모트 어린이 병원에서 이뤄진 이식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글렌 박사는 인공 기도 부목을 이식한 아기의 폐는 처음으로 숨을 들이 쉬었다 내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술 일주일 뒤 의료진들은 이 아기에게서 산소호흡기를 제거했고, 2주 뒤에는 아기를 퇴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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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스터 박사는 3D프린팅 기술로 만든 기도 부목은 3년 동안 아기의 기도가 정상적으로 자라나도록 도운 뒤 자연스럽게 몸 속에서 생분해 됐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3D프린팅 기술은 최근 수년 동안 의료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3D프린터로 만든 인공 턱뼈, 두개골의 일부, 귀 등이 실제로 의료 현장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