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술로 만든 저격용 총, 美서 논란 가속

3D 그래픽, 와이파이, 제트기 조준발사 기술 적용

일반입력 :2013/05/23 15:15    수정: 2013/05/24 17:47

손경호 기자

3D프린팅 기술로 만든 권총이 등장한데 이어 최근에는 사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IT기술을 도입한 실제 저격용 총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씨넷은 트래킹포인트라는 미국 벤처회사가 기존보다 훨씬 먼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저격용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3D 그래픽, 레이저, 와이파이 기술과 함께 제트 전투기에서 사용되는 조준발사 기술을 적용해 500야드(약 457m) 거리에서도 목표물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축구장 길이가 100m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약 5배 거리에서도 조준사격이 가능하게 되는 셈이다. 와이파이 기술은 조준경에서 보여지는 영상이 스마트 기기에서도 실시간으로 보여질 수 있도록 구현됐다. 이 총의 가격은 2만2천500만달러(약 2천500만원)이다.

트래킹포인트는 사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유도 방아쇠(guided trigger)와 네트워크 추적 조준경(network tracking scope)를 사용했다. 이 조준경은 지정한 목표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다. 사용자가 방아쇠를 누르면 이 총은 목표물과의 거리, 기압, 온도, 지형의 경사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언제 실제로 발사할 지를 결정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를 저격용 총에 활용하는 솔루션도 있다. 미국 벤처회사 인텔리스코프가 개발한 '택티컬 라이플 어댑터'가 주인공이다. 이는 실제 저격용 총의 조준경으로 아이폰 등의 기기를 이용해 사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스마트 기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한 뒤 저격용 총에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이 앱은 조준용 십자선과 함께 위치추적(GPS), 디지털 줌, 비디오 촬영, 탄도학 데이터, 나침반, 플래시, 사격시간 조정 등의 기능을 구현한다. 회사측은 이 제품을 내달부터 69.99달러(약 7만8천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3D프린팅 기술로 만든 권총 '리버레이터'가 등장해 화제된 바 있다. 이는 높은 가격때문에 일반인들이 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나 최근 미국 위스콘신 소재 회사에 근무하는 엔지니어가 '룰즈봇 AO-101'이라는 저가형 3D프린터를 개발해 일반인들도 훨씬 손쉽게 총기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IT기술을 적용한 총기의 등장은 미국 내에서 수많은 논란을 빚고 있다. 일반인들도 손쉽게 정확도 높은 총을 개발할 수 있게 되면서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때문이다. 3D프린팅 권총의 경우 금속탐지기로 탐지되지 않기 때문에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소지가 높다. 만약 3D프린팅 기술로 만든 저격용 총에 트래킹포인트가 개발한 저격용 솔루션이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택티컬 라이플 어댑터를 탑재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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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인들, 총기 규제 지지자들, 총기협회(NRA) 등의 관련 단체는 계속해서 이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 나라의 정치인들과 총기 규제 지지자들은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들에게 악용돼 총기난사사건과 같은 참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NRA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무기들은 아직 보급될 수 있을 만큼의 (제도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법적으로 허용된 사람들에게만 총기 사용이 허가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래킹포인트 측은 구매자들의 배경을 충분히 고려해 판매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남용하지 못하도록 비밀번호로 잠금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