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발사 가능한 총도 만들 수 있다는 3D 프린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때 억대를 호가하던 3D 프린터가 고작 노트북 한 대 정도 가격에 불과한 가정용 제품 출시로 대중화에 급물살을 탔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보급된 가정용 3D 프린터는 약 1천여대로 추산된다. 국내 출시된 가정용 3D 프린터는 대표적으로 윌리봇을 비롯해 에디슨, 배트봇, NP멘델, 핸드1 등이 있다. 가격은 조립 및 설치 비용까지 포함해 100만원에서 175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3D 프린터 방식은 크게 나뉘어 9가지로 분류되며,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수백종의 제품이 존재한다. 이중에서도 가정용 3D 프린터가 등장한 배경에는 스트라타시스사가 보유한 3D 프린터 방식인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특허의 20년 보호기간이 끝났다는 점이 대중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FDM은 열을 가해 융해된 플라스틱 수지를 노즐을 통해 뿜어 바닥부터 적층해 나가는 방식을 말한다. 0.2mm 이하로 미세하게 쌓아올린 플라스틱은 상온에서 자연스럽게 굳는다. 오픈소스 형태로 개발된 FDM 방식 3D 프린터가 점차 보급되면서 가격이 크게 내려갔다. 때문에 거의 모든 가정용 저가 3D 프린터는 FDM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제품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지 않아 실제로 구매를 위해서는 다소 발품을 팔아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제조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직접 판매가 이뤄지며, 일부 제품은 오픈마켓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도 그럴것이 워낙에 생소한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정용 3D 프린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설치부터 신경 써야 한다. 제품의 노즐과 유리 바닥 그리고 제품 모서리까지 최대한 수평을 맞춰야 질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수평이 맞지 않으면 프린팅 과정에서 결과물이 한쪽으로 기울거나 아예 퍼져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설치가 제대로 이뤄지면 그 다음은 사용법을 간단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원리는 종이 프린터와 다르지 않지만 신경써야 할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출력 속도를 비롯해 적층방식이나 밀도 등 출력 전 선택해야 하는 옵션만 30~40가지나 된다.
무엇보다 출력을 하기 위해서는 3D 모델링 정보를 담은 파일을 필요로 한다. 문서를 출력하기 위해서 DOC나 PPT 파일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러한 3D 모델링 정보가 담긴 파일의 확장자는 STL이다. 최근 전 세계 공개돼 문제가 된 플라스틱 총 파일도 STL 확장자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각 3D 프린터에 맞게 변환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3D 모델링을 위한 프로그램은 주로 구글 스케치업이 많이 이용되며 이밖에 캐드(CAD)나 맥스 등과 같은 프로그램도 활용 가능하다. 직접 3D 모델링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 이미 만들어진 파일을 3D 프린터 관련 국내외 커뮤니티에서 구할 수도 있다.
3D 프린터의 잉크에 해당하는 플라스틱 필라멘트 원료는 크게 폴리락트산(PLA)와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로 나뉜다. ABS는 좀 더 강도가 높고 열에 강할 뿐 아니라 가격도 싸다. 대신 열수축 현상으로 인해 성형이 다소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PLA는 내구성도 떨어지고 가격도 다소 비싼 반면 열수축 현상이 전혀 없어 보다 정밀한 정밀한 성형이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해외에서는 아예 PLA 전용 제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국내서 PLA는 1kg당 3만5천원, ABS는 1만8천원 선에 구할 수 있다. 플라스틱이 가볍기 때문에 1kg이면 상당한 분량이어서 유지비는 그리 많이 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력에 걸리는 시간은 가로 세로 높이가 5cm 기준 짧게는 40~50분에서 길게는 3~4시간 정도 걸린다. 시간을 길게 설정할수록 보다 정밀하고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만들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사용자의 아이디어에 달렸다. 일단 복잡하다고 해도 모델링만 잘 돼 있으면 뭐든지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밥주걱이나 체스말과 같은 간단한 것부터 휴대폰이나 태블릿의 전용 케이스도 만들 수 있다. 보급형 가정용 3D 프린터로는 최대 배구공만한 크기까지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으며 조립식 장난감처럼 부품을 따로 성형해 조립해 완성하는 방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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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조립을 통해 실제 총을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직접 총을 만들어보지는 않았지만 문제가 된 해당 도면을 구해 보니 설계가 단순해 충분히 출력이 가능하다”며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총알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국내서 가정용 3D 프린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민호 윌리봇 대표는 “아직까지는 커뮤니티를 통해서 조금씩 입소문을 타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오는 2015년 정도가 되면 본격적인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