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죽는다' 이통3사 1.8 GHz 논쟁

3사 3색 논리 국회서 불꽃 대결...8월 경매

일반입력 :2013/05/21 17:19    수정: 2013/05/21 17:26

정윤희 기자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 ‘밀리면 죽는다’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다. 1.8GHz 대역을 둘러싼 이동통신3사의 신경전이 날이 갈수록 불꽃 튄다.

이통3사는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공동 주최한 ‘주파수의 효율적인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이슈의 중심은 1.8GHz KT 인접 대역(D블록) 할당이다. 해당 대역을 KT가 가져갈 경우 주파수 광대역화가 가능해진다. 이 경우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등 추가 기술 적용 없이도 기존 LTE보다 두 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경쟁사보다 LTE 서비스를 늦게 시작한 KT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지난 2011년 할당받은 900MHz 대역을 주파수 간섭 문제로 인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KT가 D블록 할당에 목을 매는 이유다.

김희수 KT 상무는 “수요가 있는 D블록을 경매에조차 내놓지도 말라는 것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전파법의 기본 원리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LTE 광대역 조기 활성화 지연은 소비자 측면에서도,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경쟁을 빌미로 사전 단계에서 아예 경매에 내놓지 않거나 과도한 조건을 거는 것은 명백한 과잉 규제”라며 “과장이나 억측, 상상에 기초한 주장을 받아들여 할당을 배제하거나 개시 시기 지연, 커버리지 제한 등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D블록의 KT 할당은 특정 사업자에 대한 특혜이며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는 논리다. KT가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경쟁사가 이를 따라 잡는데 3년의 시간이 걸려 가입자 이탈이 불가피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주파수 할당은 기업의 혁신 노력과 무관하게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이라며 “일부 기업 입장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통신 산업 전체의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ICT 산업이 국가경제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일시적인 투자가 아닌 지속적이고도 대규모 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려돼야 한다”며 “주파수 정책은 사업자간 형평성을 고려해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환경을 조성해 혁신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의 비판은 더욱 거세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1.8GHz 인접 대역 할당은 경쟁사를 제압하려는 KT의 전략에 불과하다”며 “경쟁사 입장에서는 KT의 LTE 광대역화에 대응하는 데 3년여의 시간이 걸려 가입자 이탈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KT 광대역 서비스 수혜자는 전체 시장의 30% 수준으로 이용자 편익과는 무관하다”며 “LG유플러스의 CDMA 고객들이 피해를 받아온 것을 감안하면 주파수는 사업자가 아니라 이용자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달까지 주파수 할당 방안을 마련해 공고하고 오는 8월 경매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이날 최준호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입장을 고려한 듯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만 내놨다.

최 과장은 “당초 계획대로 내달 중 할당 방안을 확정해 공고한 후 8월 경매를 진행할 것”이라며 “전파법에서 얘기하는 전파 진흥과 공공복리 증진을 기본 목적으로 여러 가지 부분을 검토해 할당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