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14년 만에 IT부문 통합

일반입력 :2013/05/16 11:35    수정: 2013/05/16 19:42

송주영 기자

코오롱베니트가 지난 1999년 이후 14년만에 그룹 IT부문을 모두 통합하며 3천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IT서비스 업체로 거듭난다.

지난 15일 코오롱그룹은 전자공시를 통해 코오롱베니트의 코오롱글로벌 IT 자산 인수 계획을 밝혔다. 인수가격은 670억원이다. 인수 일정은 31일이다. 인수방법, 인수절차 등의 구체적인 내용도 이 시기 나올 예정이다.

코오롱그룹이 코오롱글로벌 IT부문의 코오롱베니트 매각을 결정한 것은 코오롱베니트보다는 코오롱글로벌의 자산건전성을 위한 선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490%다. 코오롱글로벌 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출 계획이다.

■매출 3천억 업계…20위권 진입

코오롱베니트에게도 코오롱글로벌 IT 부문 인수는 좋은 기회다. 코오롱베니트는 외형성장과 함께 사업 시너지 등에서의 긍정적 효과를 전망했다.

외형 측면에서만 보면 코오롱베니트는 코오롱글로벌 IT 사업부문을 인수하면 연간 매출이 현재 800억원 규모에서 3천억원으로 늘어난다. IT서비스 업계 순위 20위권 이내 진입이 예상된다.

IT서비스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매출 기준 코오롱베니트의 IT서비스 업계 순위는 43위다. IT서비스산업협회는 매년 7월 업계 순위를 집계한다.

코오롱글로벌 IT부문의 지난해 매출규모는 2천300억원이다. IT유통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코오롱글로벌 IT부문 매출이 코오롱베니트의 2.8배 규모다.

수익도 좋은 편이다. 코오롱글로벌 IT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8억원이다. 반면 코오롱베니트는 지난해 21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 흑자사업을 인수하게 돼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코오롱베니트는 코오롱글로벌 IT부문 인수로 장기적인 효과를 예상했다. 코오롱베니트는 코오롱글로벌 IT부문 인수로 IT 생태계를 모두 통합해 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오롱베니트 관계자는 “컨설팅, 개발, 서비스, 운영 등의 사업을 수행하며 유통 분야만은 비었다”며 “코오롱글로벌 IT부문 인수로 다시 통합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오롱베니트는 금융업종에 강세를 나타냈으며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의 시스템 구축, 운영사업을 맡았다.

인수자금의 부담에 대해 코오롱베니트 관계자는 “한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자산구조도 나쁜 편은 아니어서 크게 부정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1999년 분리…돌아서 제자리

코오롱베니트와 코오롱글로벌IT부문은 지난 1999년까지만 해도 한 회사였다. 양사의 전신은 코오롱그룹 IT 자회사였던 코오롱정보통신이다.

코오롱정보통신은 지난 1990년 출범했다. 이후 9년만인 1999년 코오롱그룹, 한국CA가 합작한 IT서비스, 소프트웨어 유통 업체인 라이거시스템즈가 출범하면서 코오롱그룹의 IT 계열사의 분리 역사가 시작됐다.

코오롱정보통신은 이후 2006년 코오롱아이넷으로 이름을 바꿨고 라이거시스템즈는 코오롱그룹이 한국CA 지분을 인수하며 코오롱베니트로 현재의 사명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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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코오롱아이넷은 지난 2011년 코오롱건설 등 코오롱그룹 4개사가 합병한 코오롱글로벌로 합쳤다. 코오롱글로벌 내에서 건설, 자동차판매 등의 사업과 공존의 길을 걸었다. 코오롱아이넷과 코오롱글로벌 IT부문은 14년을 돌아 제자리를 찾았다.

코오롱베니트는 오는 2015년 '스마트 컨버전스' 1등 회사라는 비전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