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조원을 훌쩍 넘는 일본 방송 콘텐츠 수출 시장이 엔저 직격탄을 맞았다.
13일 엔·달러 환율이 약 4년7개월 만에 달러당 102엔 선을 넘어서면서 수출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등 산업 전반이 ‘엔저 폭격’을 맞은 가운데 일본 시장이 전체 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방송업계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드라마 등 방송 콘텐츠 수출액은 2억2천789만1천달러(약 2조310억원)다. 이 중 일본은 지상파 방송의 경우 59.9%, 케이블 방송은 67.4%를 차지하는 한류 최대시장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 방송 콘텐츠를 수출하는 제작사나 방송사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엔저 때문에 전과 똑같이 팔아도 20% 가까이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엔화 뿐 아니라 달러로 계약을 병행하고 있는 곳은 사정이 낫다. 한 지상파 계열 PP 관계자는 “엔화와 달러 계약하는 거래처가 반반이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면서도 “다른 업체들에 비해 막대한 타격까지는 아니지만 15~20%씩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 차원의 환리스크 대처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일본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방송 수출 시장의 근본적인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콘진 방송영상산업팀 윤재식 박사는 “유엔 가입 국가가 200개인데 아직 국내 방송 콘텐츠 수출국이 100개가 안된다. 이는 100여개 시장이 더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진흥원에선 지역 다변화를 위해 신흥시장 판매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방통위, 전문편성PP 유사보도 실태조사2013.05.13
- “방통위-공정위 규제 관할권 충돌 우려”2013.05.13
- PP업계, 방송콘텐츠위원회 발족2013.05.13
- 한콘진, 스마트 콘텐츠 해외진출 사업 추진2013.05.13
반면 무조건적인 지역 다변화만이 답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방송업계 고위 임원은 “콘텐츠 하나를 해외에 판매하는 데에는 기술비용, 운송료 등 여러 비용이 드는데 경제적 가치로 따져봤을 때 신흥시장 판매 비중을 늘리는 것은 큰 이익이 안된다”고 했다.
PP협의회 산하 기구인 방송콘텐츠위원회 손현하 간사(에스트리 대표)는 “문화적 확장을 위해서라도 유럽·남미 등 신규 시장 개척에 힘쓰는 한편 일본 등 우리 방송콘텐츠 수요가 높은 시장에 현지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향후 미래창조과학부와 협력해 해외 판매 담당 부서를 운영할 여력이 없는 중소 PP 지원책을 강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