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급 인터넷 완료?”…KT 고객혼란

일반입력 :2013/05/02 10:00    수정: 2013/05/02 10:08

정윤희 기자

경기도 안양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A씨는 자신의 아파트에 기가급 인터넷 구축이 완료됐다는 KT 광고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보고 인터넷을 바꾸었다. 기존보다 10배 빠른 1Gbps 속도의 기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설치된 것은 기존의 100Mbps 유선랜이었다. 1Gbps를 지원하는 랜카드까지 갖춘 A씨가 인터넷 속도를 측정하자 겨우 80Mbps 수준 밖에 나오지 않았다. 손실율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기가급’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속도였다.

항의하는 A씨에게 돌아오는 답은 “기가 인터넷 장비가 구축됐을 뿐이지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였다. 가입 당시 영업사원에게 “기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을 들었던 A씨는 더욱 황당해 할 수밖에 없었다.

KT가 일부 지역에 ‘기가급 인터넷’ 영업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가 인터넷이 서비스되는 것처럼 속여 소비자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유선 기가 인터넷은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이다. (구)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09년부터 일부 지역을 선정해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아직까지 기가 인터넷 서비스 시범 지역을 선정 중이다.

A씨는 “가입 당시 최대 속도 숫자에 대한 안내는 받지 못했으며, 기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후 항의를 하자 그때서야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장비만 구축 완료했다고 말을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가급 인터넷 구축 완료 현수막 자체가 KT 지사의 이름으로 내걸렸다”며 “만약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보지 않는다면, 많은 소비자들이 현수막과 영업사원의 말만 믿고 기가급 인터넷을 사용하는 줄 알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T는 “본사가 아닌 위탁점 영업”이라고 해명했다. 본사 차원에서는 기가급 인터넷과 관련한 공식 홍보물을 만들지도,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인터넷 상품을 팔 때 속도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로 보장했던 속도에 미치지 못하면 요금을 안 받는 경우도 있다”며 “KT 본사나 지사에서는 ‘기가급 인터넷’으로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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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탁점이 ‘기가급 인터넷’을 내세워 소비자를 가입시킨 점에 대해서는 잘못된 일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KT 관계자는 “위탁점에서 기가급 인터넷 장비가 구축됐다는 안내가 아니라, 기가급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식으로 영업을 했으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당 지사에 확인해 본 결과 ‘기가급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안내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인정하므로 현수막을 철거하고 향후 혹시라도 그런 식의 영업을 하지 않도록 영업망을 단속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