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물론 집 밖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부담이 없어 활동 반경이 넓어지니 무척 좋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 첫마을 아파트 6단지에 거주하는 주민 한상국㊻씨는 “티브로드 공공 와이파이존 서비스를 집안 내에서 뿐 아니라 단지 내 공공시설인 주민센터, 탁구장과 놀이터 등에서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티브로드는 올 초부터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6단지와 7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케이블 사업자가 특정 권역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서비스하는 것은 티브로드가 처음이다.
기존 국내 와이파이망은 대부분 이동통신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정부와 국내 이통3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공공장소에 무료 와이파이를 공동으로 구축해왔다. 전국 관공서 민원실, 지자체 문화센터, 국공립 병원, 복지시설, 도서관, 버스터미널, 기차역, 공항 등이 대상이다.
이로 인해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는 이동통신요금 인하와 이통서비스 소외지역 최소화다. 이통3사가 공공장소에 와이파이존을 구축할 경우 과금을 원칙으로 하는 와이브로나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서비스 이용이 줄어 이통요금을 경감시킨다는 논리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각 핫스팟 존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접점을 활용해 모바일 광고·결제 서비스 등 수익모델 확보가 가능하다.
티브로드가 해당 아파트에 와이파이 장비 1대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1백만원. 한 단지에 드는 장비 투자비만 3천만원이다. 커버리지를 확대할수록 투자비는 급격히 늘어난다. 이런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티브로드가 공공 와이파이존 구축에 나선 배경에도 지역방송사로서 지역 주민의 편의를 높인다는 책무 이면에 새 사업 진출이라는 복안이 깔려 있다.
와이파이망 구축을 통해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 통합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유선에 이어 무선 네트워크에도 가입자 기반을 끌어들이면 서비스와 콘텐츠를 유통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지역 정보를 전달하거나 로컬 사업자와 제휴를 맺어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초기화면을 장악해 자사 서비스를 노출하거나 프로모션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다.
비통신사가 와이파이를 중심으로 무선 네트워크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구글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설득해 ‘화이트스페이스(FCC가 아날로그 TV 채널간 주파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완충 지역으로 남겨둔 공백 주파수 대역)’를 개방했고 ‘기그유(화이트스페이스를 활용해 저렴한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최근 지역 오프라인 상점들과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진행 중에 있다. 사용자들은 페이스북 계정으로 와이파이에 로그인만 하면 무료로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고 해당 상점의 페이스북 페이지로 바로 이동해 다양한 프로모션에 참여하게 된다. 상점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대형 서비스 사업자들이 와이파이망 구축에 투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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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무선 네트워크 시장 진출은 IT기업의 수직통합에 필수로 꼽힌다. 네트워크를 포함한 수직통합을 통해 단말 프리로드나 자사 서비스를 통신 요금제에 포함시킬 수 있는 제조사와 통신사를 극복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는 “단기간에 네트워크 인프라가 구축돼 이동통신망을 위협하기는 힘들지만 관련 기술과 서비스들이 발전하면서 네트워크 통합이 이뤄지고 이로 인해 통신사는 강력한 위협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티브로드는 방송권역을 대상으로 공공 와이파이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주요 재래시장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상황이다. 이석원 티브로드 기술전략팀장은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공공 와이파이 설치 장소에 따른 트래픽 사용량 등 이용형태와 빈도를 분석해서 추후 사업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티브로드에서 추진 중인 기가인터넷사업과 연계해 벤처타운 등에 기가 와이파이 존을 추가로 구축할 방침이며 마케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