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저전력 서버란 새 제품군 ‘문샷’을 상용화했다. 웹서비스나 클라우드, 웹호스팅 등 대규모 구매고객을 노린 문샷으로 HP는 서버 사업의 미래를 건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HP(대표 함기호)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샷 서버 상용제품을 공개했다.
상용화된 제품은 작년 선보인 문샷의 2세대에 해당한다. 이 시스템은 문샷1500인클로저와 프로라이언트 문샷 서버로 구성된다. 4.3U크기 문샷1500 섀시에 CPU, 메모리, 디스크 등을 담은 카드리지 모양의 서버 45대를 장착하고, TOR 스위치에 해당하는 네트워크스위치 다운링크 모듈 2대를 장착한 형태다. 섀시엔 네트워크스위치 업링크 모듈이 2대, 매니지먼트 모듈 1대, 냉각팬 5개, 전원장치 2개 등이 장착됐다.
각 서버 카트리지는 인텔 아톰 S1260프로세서(2.0GHz)와 1MB 캐시메모리, 8GB메모리, 500GB~1TB 2.5인치 SATA HDD나 SSD 등으로 이뤄진다. 네트워크 스위치 다운링크 모듈은 45Gbps급 성능으로 이뤄져있으며, 업링크 모듈은 1/10GB급 포트 6개를 제공한다.
운영체제는 캐노니컬 우분투, 레드햇 엔터프라이즈리눅스(RHEL), 수세리눅스엔터프라이즈서버(SLES) 등을 지원한다.
각각의 섀시는 패브릭과 HP iLo(Integrated Lights-Out) 관리, 전력공급 및 쿨링팬 등의 기존 컴포넌트를 공유한다.
정석원 한국HP ISS사업부 차장은 “액티브-액티브 구조의 네트워크는 완벽한 리던던트를 제공하며, iLO모듈이 장애를 일으켜도 시스템은 운영되는 안정성을 보장한다”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HP 프로라이언트 문샷 서버는 현재 부상 중인 웹과 클라우드, 대형 환경 및 분석과 통신 등도 지원하며 추후 빅데이터와 고성능 컴퓨팅, 게임, 금융 서비스, 게놈 연구, 얼굴 인식, 비디오 분석 및 기타 응용 분야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HP가 내세운 문샷의 강점은 공간, 전력, 비용 등이다. 문샷1500인클로저는 한 랙당 최대 1천800대의 서버를 장착할 수 있다. 전력은 인텔 아톰과 향후 나올 ARM기반의 칼세다, 어플라이드마이크로, AMD 등의 칩셋을 사용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다. 적은 공간을 차지하고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같은 용량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용자체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HP는 자사의 프로라이언트 DL360 서버를 사용했을 경우와 비교해, 동일한 성능을 가정했을 때 89% 에너지 절감. 97% 복잡성 감소. 80% 공감감소, 77% 비용헤택을 거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영채 한국HP ISS사업부 상무는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보면 미래의 화두는 전력과 효율성이다”라며 “17년간 1위를 유지했던 x86서버사업의 경험과 역사에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녹이려는 노력의 결정판이 문샷이라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멕 휘트먼 HP CEO는 “300억대의 기기와 80억명의 사용자, 천만개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이제 페타를 넘어 브론토바이트로 커지고 있다”라며 “이같은 데이터 폭증에 따라 서버 수요는 늘어나지만, 공간과 에너지 부담이 장애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존 서버 아키텍처로 데이터 증가를 지원하는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800만~천만대 서버가 필요하며, 축구장 200개 규모의 IDC 면적이 필요하다”라며 “문샷은 앞으로 생산될 200억대의 디바이스를 백엔드에서 빠르게 지원하기 위해 탄생한 제품”이라고 묘사했다.
HP는 문샷을 소프트웨어정의서버라고 명명했다. 기존 인텔 같은 칩셋 제조사가 새로운 프로세서를 내놓으면, 그뒤에 하드웨어를 만드는 방식에서 탈피, 사용자의 특정 워크로드에 초점을 맞춘 최적화된 형태로 서버를 만든다는 의미다.
문샷의 첫 번째 목표 고객은 웹서비스업체와 클라우드, 웹호스팅업체다. 이미 국내에서도 NHN을 비롯한 서비스업체에 시범공급돼 테스트를 거쳤다.
론 노블렛 HP ISS 부사장은 “문샷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컴퓨팅 용량과 파워의 성장에 따른 데이터 증가를 기업 성장의 기회로 삼기 위한 뒷받침을 하게 된다”라며 “8대1의 규모 확장성, 8배의 효율성, 3배 빠른 혁신 속도를 실현한다”라고 강조했다.
HP의 IT조직은 하루 방문자 수 3백만명에 달하는 ‘hp.com’의 환경 지원에 HP 문샷을 적용했다. HP 기술운영 부문의 존 힌쇼 전무는 “테스트 결과 문샷 서버 도입으로 60와트 전구 12개에 해당하는 전력만으로 hp.com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는 대단히 획기적인 발전임을 증명했다”라며 “고무적인 결과에 힘입어 문샷을 다른 DO플리케이션에도 추가 적용해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다”라고 언급했다.
론 노블렛 부사장은 “현 웹서비스나 웹호스팅 환경에서 일반적인 규모인 10만대 환경에 적용하면, 연간 인프라 절감 비용효과가 2억달러에 달하며, 탄소배출량 효율은 1만8천대 차량 운행 안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HP는 문샷을 위한 서비스 정책도 함께 내놨다. HP 패스파인더 이노베이션 에코시스템은 약 25개의 실리콘 공급사와 OS 개발사,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ISV)로 구성되며, 점차 다양해지는 워크로드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서버의 신속한 개발을 전담한다.
HP 문샷 컨시어지 서비스는 HP 디스커버리랩과 HP 기술서비스를 포함하며 플랫폼 이행과 에너지 효율에 대한 지원 및 컨설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HP측은 문샷이 기존 프로라이언트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단 우려에 대해서도 우려할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데 의미를 뒀다. 그런 의미에서 1970년대 인류달착륙 프로젝트였던 ‘문샷’을 서버 제품과 프로젝트명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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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차장은 “한국이야 말로 문샷에 최적화된 나라다”라며 “세계적으로 통신 및 미디어, 서비스프로바이더 고객의 x86구매 비중이 20%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60%에 달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채 상무는 “문샷은 과거엔 없었던 전혀 새로운 시장 영역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잠식을 예측하는 건 무리가 있다”라며 “과거 가상화로 서버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 했지만, 가상화 이후에도 서버 판매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