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이완서 HTC 댓글 비방 조사받아

일반입력 :2013/04/16 16:49    수정: 2013/04/16 17:12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타이완에서 경쟁 스마트폰 업체 제품을 비방하는 내용의 온라인 마케팅을 벌인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15일(현지시간) 美 씨넷은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타이완 공평교역위원회(FTC)가 삼성전자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HTC는 삼성전자 타이완 법인(SET)은 현지 광고대행사를 통해 인터넷 댓글을 다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삼성전자 신제품을 추천하고 자사 제품은 비방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는 방법으로 제품을 홍보했다며 공평위에 제소했다.

만약 이 같은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평위는 부당광고와 영업비방 등 혐의를 적용해 삼성전자와 현지 광고 대행사에 최고 2천500만타이완달러(약 9억3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삼성전자 타이완 법인은 익명 마케팅 활동에 대한 사과에 뜻을 밝히면서 인터넷 댓글을 다는 행위 등을 포함한 온라인 마케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경쟁사 비방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회사 측은 삼성전자는 기본적으로 투명하고 정직한 커뮤니케이션을 온라인 마케팅 활동에 기본 철칙으로 삼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익명으로 온라인에 댓글을 다는 것을 포함해 모든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국내 본사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만 공평위로부터 조사와 관련해 아직 통보받은 내용은 없다면서 삼성전자는 경쟁사를 비방하지 않는다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휴대폰, 반도체, 가전 등 다양한 부문에서 국내 기업과 타이완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타이완 기업과 정부의 1등 업체 때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HTC는 그 동안 삼성전자에 대해 공개적인 악감정을 드러내왔다. 피터 초우 HTC 대표는 공개 석상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의 디자인은 저렴해 보인다고 혹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S4 공개 행사 직후 제이슨 맥킨지 HTC 회장은 삼성이 혁신보다는 마케팅에 더 많은 투자를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공평위는 지난 1월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Y 듀오스' 제품의 기능에 대해 과장광고를 했다며 30만타이완달러(약 1천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