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8 운영체제(OS) 가격뿐아니라 이를 탑재한 PC 가격까지 할인에 나섰다. 잘 팔리지 않은 모델을 밀어주기 위한 일시적 인하일 수도 있지만, 다른 노림수가 있을지 모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 씨넷 등 외신들은 지난 2일 회사가 온라인 공식매장 MS스토어에서 윈도8을 탑재한 태블릿과 하이브리드 노트북 가격을 '후려쳐'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서 운영되는 영어판 온라인매장으로, 윈도와 오피스 제품만 구매 가능한 국내 사용자들에게 해당되진 않는 얘기다.
어쨌든 MS스토어 사이트에서 '태블릿과 컨버터블' 항목을 열어 보면 삼성, HP, 에이서, 도시바 등 제조 파트너사들이 출시한 윈도8 태블릿과 변형 노트북 모델이 소개돼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MS는 일부 모델의 출시 가격을 적게는 100달러에서 많게는 350달러까지 낮춰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우선 삼성전자가 만든 '아티브스마트PC프로 700T 태블릿'이 1천199달러에서 999달러로 200달러 저렴해졌다. 이는 11.6인치 화면에 1920x1080 해상도로 인텔 코어i5칩과 128GB SSD 저장장치를 탑재한 키보드 분리형 태블릿 노트북이다.
또 HP의 '엔비x2 11-g012nr 터치스크린 울트라북' 모델은 849달러에서 599달러로 250달러 싸졌다. 11.6인치 화면에 인텔 아톰1.8GHz 클로버트레일 Z2760 프로세서를 품고 64GB SSD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역시 반은 노트북이고 반은 태블릿이다.
그리고 에이서 제품인 '아이코니아 W510-1674' 태블릿 가격은 499달러에서 399달러로 100달러가 줄었다. 화면 크기는 10.1인치로 상대적으로 작은데 프로세서는 HP 엔비 노트북과 동일한 인텔 아톰 1.8GHz 클로버트레일 Z2760칩이다. 대신 저장공간은 32GB SS에 불과하다.
이밖에도 도시바 '새틀라이트U925t-S2130 컨버터블울트라북'이란 이름의 경량노트북 값은 1천149달러에서 799달러로 350달러나 깎였다. 제품 사양은 삼성의 아티브스마트PC프로와 비슷하게 인텔 코어i5 칩과 128GB SSD를 포함하지만 화면은 12.5인치로 가장 큰 모델이다.
이를 보도한 씨넷 블로거 브룩 크로서스는 MS가 윈도8 기반 단말기에 이같이 큰폭의 할인을 단행하는 것에 대해 잘 팔리지 않는 모델에 적용할만한 일상적인 가격인하 방침일 수 있다면서도 아니면 좀 더 심각한 뭔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썼다.
그런데 해당 보도가 나간 당일 현지시각으로 오후 10시반께, MS스토어는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약 10분만에 되살아난 사이트에서는 앞서 소개된 가격할인 내용이나 상품 정렬 순서가 바뀐 상태다.
이를테면 에이서 아이코니아 W510-1674 태블릿은 다시 499달러로 되돌아왔다. 대신 앞서 언급이 없었던 삼성 아티브스마트PC 500T 태블릿이 749달러에서 699달러로 할인된 상태다. 삼성의 아티브스마트PC프로 700T 태블릿, HP의 엔비X2 11-G012NR터치스크린 울트라북은 아직 그대로다.
그리고 씨넷은 모든 윈도8 컨버터블 모델들이 단일 페이지에 표시돼 있었는데, 새로 열리게 된 사이트에서는 제품들이 2개 페이지로 나뉘어 표시된다고 지적했다.
MS가 이처럼 치고 빠지는 식의 상품 재구성과 예고 없는 큰폭의 가격할인을 실행하는 이유가 뭘까. 부진에 빠진 윈도8 확산과 그 기반 노트북 및 태블릿 제품 시장에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MS스토어 제품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자체 태블릿 '서피스'의 판매 실적도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추정에 무게를 더한다.
지난달 조사업체 IDC의 분석가 밥 오도넬은 윈도8 기반 PC판매 추이를 끔찍할 정도로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라고 묘사했다. 그리고 올해 컴퓨터 판매량은 전년대비 1.3%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2.8% 성장으로 예상했던 당초 기대치를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지난해 성장율은 3.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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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지난해 10월 하순 윈도8 OS 출시 직후부터 조기 확산을 위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업그레이드 라이선스를 판매했다. 새 OS 출시를 앞두고 기존버전의 윈도 PC를 구입한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할인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회사는 지난 1월말까지 누구나 살 수 있는 업그레이드 라이선스 역시 큰폭으로 할인해 눈길을 끌었다.
MS는 2월과 3월사이 2개월간 윈도8을 정상가격으로 판매하다가 다시 이달 초부터 가격할인 판촉에 나섰다. 이번에는 대학생 자격을 인증받은 사람들에게 역시 업그레이드판 라이선스를 정가대비 4분의1 수준에 판매한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