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채널 신드롬 쓰는 방송 ‘야남드’ 스토리

일반입력 :2013/03/29 10:50    수정: 2013/03/29 10:57

전하나 기자

야구는 남자의 드라마다. 여기 야구로 일상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남자들이 있다. 수도권 최대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SO)사업자 씨앤앰이 방영하는 ‘야구는 남자의 드라마(야남드)’의 출연진들이 주인공이다.

야남드는 저마다 좋아하는 프로야구팀도, 직업도 각기 다른 사회인 야구인들이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0년 경기 동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던 ‘주간경동야구’가 전신이다. 야남드는 2011년 주간경동야구 시즌2의 부제였다가 시즌3가 돼 메인 타이틀 자리를 꿰찼다.

야남드의 이름을 지은 담당 PD 송용권㊸씨는 “지역채널이라는 강점을 살려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는데 남성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에 착안했다”고 했다.

어느덧 방송 3년 차를 맞은 이 프로그램의 인지도는 상당하다. 이름있는 야구단체라면 이 프로그램에 한번씩 얼굴을 비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출연 요청을 해오는 일도 빈번하다. 얼마 전에는 사회인 야구 이야기를 담은 인기 카툰 ‘사야이’에 ‘야남드 방송 특집’으로 이야기가 실렸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해 메이저 야구 장비업체 윌슨으로부터 4백만원 상당의 용품을 후원 받기도 했다.

최근 60회를 넘어서며 승승장구 중인 야남드에도 그간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송용권 PD가 서울 지역으로 발령이 나면서 동시에 프로그램이 폐지 위기에 놓였던 것이다.

야남드에서 생활야구 이슈현장 취재물 ‘서기자의 매거진m’ 코너를 진행 중인 서정태㊵씨는 “출연진 너나할 것 없이 방송국에 찾아가 제작비는 필요 없으니 편성만 내달라고 사정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은 끈질긴 설득 끝에 편성권을 따냈다. 그것도 서울지역 16개구와 경기 전역 동시 통합 편성이었다. 분량도 20분물에서 50분으로 늘어났다.

야남드2012 메인 작가로 활동했던 서준원㊶씨는 “스튜디오 녹화 외 늘어난 시간을 출연진들이 각자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VCR 영상으로 채운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의 구성은 정해져 있지만 진행은 자유롭다. 서씨는 “야남드 스튜디오 녹화장에는 큐시트는 있지만 대본은 없다”며 “블로그 게시글 댓글을 통해 출연하고 싶다는 시청자를 초대 손님으로 부른 일도 있다”고 말했다. 서 씨는 블로그 ‘수연아빠의 야구장 출동’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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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m 캠코더를 들고 전국 곳곳의 사회인야구 대회를 찾아 다니는 이들은 평범한 직장인이다. ‘OO야구연합회 홍보위원’과 같은 직함이 있기도 하지만 모두 무보수직이다. 야남드에서 생활야구캠페인 ‘캣치볼을 합시다’와 ‘야.청.건.대’ 등의 코너 진행과 보조 MC를 맡고 있는 장영민㊹씨는 “야남드 녹화는 격주에 하루 진행되지만 평일 저녁은 물론 주말도 야남드 촬영에 반납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에너지를 쏟는 이유는 “야구가 좋고 또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서”라는 설명이다.

서준원 씨는 “야남드는 미모의 아나운서와 감독급 해설위원들을 패널로 모시는 지상파PP들의 야구다이제스트 프로그램들처럼 화려하지도 세련되지도 않지만 지역 생활야구를 하고 있는 우리가 주인공인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