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출범, 부처별 기능 이관 시나리오

일반입력 :2013/03/17 18:04    수정: 2013/03/18 13:40

정윤희 기자

여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타결되면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달 말 출범한다.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를 이끌 부처라는 점에서 정부조직개편의 핵심으로 꼽힌다.

여야는 17일 양당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4인 회동에서 고 막판 협상을 벌여 17부3처17청 규모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개정안은 오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다만 최문기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 등이 남아있는 만큼 공식 업무 시작은 내달 중순경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부는 인수위원회의 원안대로 과학기술과 ICT 전반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직제는 인수위 원안대로 2차관·4실·7국·14관·67과가 유력하다. 미래부는 내달 과천 정부청사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방통위, IPTV-SO 미래부로…주파수 나눠먹기

그동안 가장 큰 걸림돌이 돼왔던 종합유선방송국(SO) 관할권은 미래부로 이관된다. 대신 여야는 실질적 방송 공정성 담보방안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여야는 SO, 위성방송, DMB 등 뉴미디어 분야의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을 미래부로 이관하되, 방통위의 동의를 얻도록 했다. 지상파 방송과 채널사업자(PP), 방송광고, 개인정보보호 정책은 방통위에 존치된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의 편성권은 미래부와 방통위가 공동 관장하되 세부 업무는 오는 6월 임시국회 논의해 분리키로 했다.

아울러 여야 동수로 ‘방송 공정성 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 뉴미디어 채널배정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5개월 특위 활동 후 결과를 1개월 내에 법제화하기로 했다.

주파수 정책의 경우 당초 우려대로 미래부와 방통위로 나눠지게 됐다. 전파 주파수 관련 기능은 미래부로 이관하는 대신 통신형 주파수 관리는 미래부가, 방송용 주파수 업무는 방통위가 맡게 된다. 여기에 신규 및 회수 주파수 분배와 재배치는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 주파수심의위원회(가칭)을 설치해 심의키로 했다.

이를 두고 ICT 업계에서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파수는 통신용-방송용으로 용도가 따로 정해져있지 않고 수시로 회수, 재배치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담당 부처가 여러 개인 것은 비효율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여야는 미래부가 ICT 신성장을 위해 국내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ICT 진흥특별법(가칭)과 규제 관련법을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재개정하는 내용을 합의문에 포함했다.

■지경부-행안부-문화부, 정책기능 절반만 넘겨

지식경제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통자부)로 개편되면서 정보통신과 신성장동력, 연구개발(R&D) 관련 일부 조직과 우정사업본부 등을 미래부로 이관한다.

지경부는 정보통신정책국 가운데 정보통신정책과, 소프트웨어(SW)산업과, 정보통신산업과, SW융합과, SW진흥팀이 이관된다. 성장동력정책과와 연구개발특구기획단도 이관대상에 포함이다. 그러나 SW 중에서도 임베디드SW 조직과 반도체·디스플레이과, 전자사업과는 잔류하게 된다.

안전행정부로 개편되는 행정안전부의 경우 정보보호정책, 네트워크, 문화정보 기능과 조직을 미래부로 넘긴다. 다만 정보화전략실 업무 중 전자정부, 정보통합전산센터, 국가데이터베이스(DB) 분야, 빅데이터를 관장하는 행정정보공동이용센터는 안전행정부에 남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부로 이관되는 디지털콘텐츠 정책은 ▲디지털콘텐츠 유통 촉진을 위한 품질인증과 거래인증 ▲원천기술 개발 ▲데이터베이스 산업 육성 및 지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프로젝트 ▲디지털콘텐츠 플랫폼 사업 등이다.

게임 등 문화기술(CT) R&D, 인력양성, 컴퓨터그래픽(CG), 3D 콘텐츠, 융복합 콘텐츠 등은 이관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전체 콘텐츠 수출액(48억달러) 중 58.2%(27억달러)가 넘는 ‘효자’인 게임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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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업계에서는 타결된 정부조직개편안이 미흡하긴 하지만,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된다는 점에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조직법 개편이 타결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정쟁과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개편안이 얼룩진 것은 상당히 아쉬운 점”이라며 “지금부터라도 미래부가 ICT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 부처들이 협력해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