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산고 끝에 옥동자가 탄생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핵심 '창조경제'를 이끌 미래창조과학부가 여야의 극적인 협상 타결로 출범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여야는 17일 양당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4인 회동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벌였다. 양당의 입장이 첨예하던 터라 오전 회의에서 의견을 조율하지 못했지만, 오후에 재개된 협상에서 결실을 맺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1일 만에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이날 협상 테이블의 최대 쟁점은 여당이 주장하던 종합유선방송국(SO) 관할권을 미래부로 이관하기로 한 것이다. 대신 야당은 방송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4인 회담에 앞서, 애당초 마찰을 빚어왔던 SO의 미래부 이관을 전제로 한 채 만나 협상 타결 가능성이 한결 높아진 상황이었다. 다만 오전 협상 당시 새누리당은 'SO 이관 + 방송 공정성 담보 기구 마련'을, 민주통합당은 'SO 이관 + 방송 공정성 특별법 마련'을 내세우며 진통을 겪기도 했다.
또한 민주당은 미래부 문제 외에도 4대강 사업 예산낭비,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등 정치적 문제를 함께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래부 설립에 있어 '온전한 조직을 만들자'는 원안을 강조하면서, 야당이 이에 대한 반격으로 협상 쟁점을 늘렸다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
이날 협상에서는 양당은 SO, 위성방송, DMB 등 뉴미디어 분야의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을 미래부로 이관하고 방통위의 동의를 얻는 것으로 했다. 그리고 지상파 방송과 보도/종편 채널사업자(PP), 방송광고, 방송용 주파수, 개인정보보호 정책 등은 방통위에 존치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 뉴미디어 채널배정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동수로 '방송 공정성 특위'를 국회에 설치해 5개월 활동 후 그 결과를 1개월 내에 법제화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여야의 정부조직법 합의안을 두고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초미의 관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ICT 산업계에서 한 목소리로 분할 반대를 요청했던 주파수 관련 기능이 통신(미래부)-방송(방통위)로 나눠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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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관련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조직법이 오랜 산통 끝에 통과된 것은 반길만 한 일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주파수 정책이 산업 보다 정치적 합의 때문에 나뉘어 진 것은 산업적 측면에서 통탄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여야 합의에 따라 미래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 후 빠르면 이달 말 출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최문기 미래부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