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발 부도'...전자상가 '무덤덤'

일반입력 :2013/03/13 16:58    수정: 2013/03/13 16:59

남혜현 기자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지만, 인근 전자상가는 조용한 분위기다. 용산 역세권 개발이 청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출렁대는 주식 시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한 용산 개발 사업이 사실상 부도 위기를 맞았다. 국민연금 등 투자기관들이 파산을 막기 위한 회생 방안을 모색 중이나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디폴트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요 출자사인 롯데관광개발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주식 시장은 요동을 쳤다. 그러나 인근 전자상가는 오히려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선인, 나진 등 전자상가가 업무유통단지로 묶여 있는데다, 대부분 상인들이 개발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임대 세입자이기 때문이다.

강평구 나진전자월드연합 상우회장은 업무지구가 들어선다고 환영할 사람들은 자기 부동산을 가진 소수일 뿐, 임대 세입자들의 경우엔 영향이 별로 없어 동요할 게 없다며 상인들이 대부분 영세해 국제업무지구로 옮길 수 있는 여력도 없어 디폴트 소식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역과 연결된 터미널 전자상가도 국제업무지구 개발과 관계없이 호텔로 용지변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예상처럼 국제업무지구 관련 인구는 흡수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서울 시내 호텔 수가 부족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가 건물주인 서부티앤디 측은 (국제업무지구와) 별개로 개발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텔 건축을 위한 전자상가 세입자 퇴거 일정은 당초 예정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용도 변경을 위한 법적 절차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서둘러 세입자 퇴거에 나설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택하 터미널 전자상가 상우회장은 건물을 당장 철거할 것이 아닌데다 세입자들도 퇴거 후 당장 갈 곳이 없어 건물주와 퇴거 기한 연장을 논의 중에 있다며 상당 부분 의견 합의에 접근해 퇴거 일정이 변경 될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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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 도시계획과에 따르면 현재 터미널 전자상가는 신축 호텔 면적의 35%에 해당하는 부분을 금액으로 환산, 공공기여에 환원하기로 서울시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공공기여안을 서울시에 제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을 받았으며 보완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 자문 절차를 모두 마치고 협상이 완료되면 호텔로 용지 용도 변경을 위한 법적인 절차를 밟게 된다.